산조 가야금 하나가 많이 아프다. 조금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소리로 ‘나 아직 살아 있소’ 한다. 아픈 내색은 하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 거뭇거뭇해졌다. 필시 주인이 습…
[2020-11-05]요즘 나훈아의 ‘테스형’이라는 노래가 한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테스형이라고 익살스레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지만, 그 노랫말에는 매우 심오한 질…
[2020-11-04]최근 거짓말의 끝을 달리고 있는 중국을 보고 있노라면, ‘아 저것이 공산주의의 민낯이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8천만명 넘게 속한 중국 공산당 청년 조직의 SNS 계정에서는 6.…
[2020-11-03]한국에서 혼자 지내시는 90세 노모를 뵙기 위해 아내의 양해를 얻고 3주간의 한국 휴가를 받아 한국 자가격리 시설에 머무른지 12일째 되는 날이다. 매년 세금 보고 시즌이 끝나면…
[2020-11-03]여덟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콩당콩당거리는 마음을 누르며 언덕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언덕길 끝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 아저씨가 그 아이를 보고 손짓을 하며…
[2020-11-02]11월이다. 하나의 ‘1’로 한 해를 밝히며 달려왔던 시간에서 어느덧 두 개의 ‘1’이 서로 어깨를 마주했다. 그곳에는 처음 시작을 기억하는 ‘1’이 있고 그 처음과 같은 또 다…
[2020-11-02]여성의 창에 아쉬운 작별을 고한 지 몇 해가 흐르는 사이 우리 인생에 이런 큰 변화를 가지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전쟁보다 무서운 전염병에 일상이 갇히게 되었고 그리운 이들을 …
[2020-10-30]세렌디피티는 ‘원하지 않았는데 예기치 않게, 운수 좋게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능력 또는 우연히 얻은 경험이나 성과’를 일컫는 페르시아어 ‘세렌디프’에서 유래된 영어단어로 ‘행운…
[2020-10-30]“저기 주둥이 벌근허고 얼숭 덜숭한 게 토토토 호생원 아니오?” 별주부가 수로만리를 아래턱으로 밀고 나와 아래턱이 뻣뻣하여 토끼를 부른다는 것이 토자를 호자로 붙여 불러보니 첩첩…
[2020-10-29]나는 평소 브런치로 아보카도를 즐겨 먹는다. 동그란 씨앗을 깔끔하게 도려낸 적이 있는데 그냥 버리기 아까워 집 앞에 심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초등학생 시절, 그 쉽다는 강낭콩 키우…
[2020-10-26]나는 한 가정의 아내이고, 결혼한 두 아이의 엄마이며, 금쪽 같은 손주가 셋이다. 아니 한 손자가 더 오는 중이다. 호랑이 해, 호랑이 달, 호랑이 날에 태어난 나는 다행히 ‘호…
[2020-10-26]샌프란시스코 북서단에 있는 랜즈 엔드(Lands End)는 사람이 손대지 않은 자연과 해각과 해협을 배경으로 한 땅끝 공원입니다. 이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
[2020-10-23]옛날 집에 살 때의 일이다.문 앞 지붕가에 새가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요지부동, 움직이질 않고 먼 하늘만을 쳐다보고 앉아 있었다.그것이 새끼를 품은 어미 새의 모습이란 걸 깨닫…
[2020-10-23]‘띠리리리’ 알람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과 남편을 차례로 깨워 준비한 아침을 먹이고, 각자의 일상 속으로 등교와 출근을 시키고, 나도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시고, 나의 하루…
[2020-10-22]안팎으로 행사는 줄었는데 이상하게도 업무량은 늘었는지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다. 잠시 숨을 고르며 멍하니 달력을 쳐다보다 깜짝 놀랐다. 10월, 그것도 가을 한가운데 와 있는데 전…
[2020-10-20]추억은 낡고 오래된 것만도 아니고 그리움만도 아니다. 무의식 속의 과거와 지금의 현재로 공존하는 나의 삶이며 미래를 깨우치는 긍정적 에너지이다.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베이브릿지에 …
[2020-10-20]요즈음은 전 세계의 안방에서도 한국의 모든 방송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테스 형”은 지난 9월 30일 KBS 2TV 한가위 대 특집으로 방영된 …
[2020-10-20]나는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의 작품 ‘기도하는 손’이라는 그림을 좋아한다. 처음엔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림의 탄생 배경을 듣고는 가장 좋…
[2020-10-19]‘문득 차를 끓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가을이 깊어간다는 뜻이다.’ 발효차를 조금 넣은 찻물에 정성스럽게 따서 말린 백매화를 띄우고 기다린다. 설백의 찻잔에서 살포시 흰꽃이 피어…
[20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