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8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일어난 시각은 새벽 5시 남짓이었지만 대문을 열었을 때는 오전 7시가 다 됐다. 배낭을 꾸리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2022-03-18]동(東)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인생의 시작이라고 한다면 훨씬 많이 와 버린 서(西)쪽. 나는 해지는 서녘 하늘, 붉은 노을 어디쯤을 지나고 있나 보다. 주변에서 하나 둘 세상을 떠…
[2022-03-18]어제 내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것도 아직 60세 정도의 정정하신 양반이 며칠 기침을 심하게 하신다는 소식을 들은 지 또 몇 일 안되어 응급실에 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몇시…
[2022-03-17]불문학도였던 내가 젊은 시절 한때를 파리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학부를 졸업하기 전 장래를 타진하며 소르본느에서 지냈던 시간들은 탐구해야 할 경이로운 세계였으며, …
[2022-03-16]“미세스 O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잘 지내시지요? 별일 없으시죠?” “C군 안녕? 오늘 좋아보인다.” 자동 휠체어를 타고 우리집 앞을 지나는 C군이 밝게 인사를 한다.우…
[2022-03-15]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의 의미인 ‘메타’와 세계, 우주, 의미인 ‘유니버스’를 합성한 말이다.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만들어 도토리로 쇼핑을 하고 일촌 파도타기를 취미 삼아 놀던…
[2022-03-14]밝은 청정 하늘에 흰 구름이 너울대고, 블루 사파이어 오션이 감싼 샌프란시스코. 이 아름다운 이국땅은 남편을 잃은 사람이나 어머니와 동생을 보낸 이들의 마음을 받아 주기엔 너무 …
[2022-03-11]무엇을 본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눈의 망막에 맺히는 상을 통해 사물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각 사람의 생각과 사상, 경험과 관점을 통해 어떤 대상을 판단한다는 의미…
[2022-03-10]공간이 없으면 시간은 어디에 기억될까. 세월을 따라 사람이 늙어 가듯이, 모든 것을 잡아먹는 시간 속에 공간도 퇴화하고 소멸된다. 그러한 시간 앞에서 도시는 속수무책으로 변하지만…
[2022-03-09]타호 가는 길에 차 창가로 바라본 먼 산에 노란색 천지였다. 바로 유채꽃이었다. 조금 더 지나니 길가에도 노란꽃이 여기저기 빛을 발하며 한들거리고 있었다. 운전하던 남편도 멋지다…
[2022-03-08]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어령 선생님, 잊혀지지 않은 자는 죽은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남은 사람의 기억 속에 삶과 죽음은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선생님, 슬픔의 파고…
[2022-03-08]요즘은 어디를 가나 온통 선거 이야기가 장안의 화제다. 고국의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선거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것도 당연하다. 은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을 꿈꿨던 고…
[2022-03-07]양 손이 주먹을 꽉 쥔 채로 마비되어 도움 없이는 밥도 먹지 못하고 90% 의존형 토탈 케어(total care)가 필요한 젊은 여자 환자가 있었다. 말은 할 수 있고 손등을 이…
[2022-03-04]내가 한국일보 종교란 컬럼에 글을 올린지 2년이 훌쩍 넘었다. 신문사측에서 그만 쓰라는 언급이 아직까지 없기에 계속 글을 올리고 있다. 독자들은 이미 파악하셨겠지만 나는 글쓰기를…
[2022-03-03]20살 즈음이었을 때 내가 꿈꿔왔던 나의 중년의 삶은 멋진 차를 타고 다니며 이곳 저곳을 맘껏 여행하고, 일이 끝나면 사람들과 맥주 한잔을 하면서 세상을 안주삼아 토론을 하고 매…
[2022-03-03]가끔 백마디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마음에 더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시선을 끄는 그림 앞에서 어떤 내밀한 감정의 경지에 드는 것은 색채의 작용만이 아닐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
[2022-03-02]매년 세인트 패트릭스데이(St. Patrick’s Day)가 오면 미국 시민권 선서식날과 영주권 신청한 날이 떠오른다. 30여년 전 어느 날 새벽 3시에 산호세 다운타운으로 갔다…
[2022-03-01]평생 웨딩코사지를 만든 엄마 덕분에 나는 꽃 속에서 자랐다. 엄마 옆에서 늘 꽃을 가까이하며 지냈지만, 이상하게도 내 집의 정원 가꾸기는 ‘내 일’로 만들지 못한다. 헤르만 헤세…
[2022-02-28]바쁜 일상에서 잊고 살았던 창밖을 언젠가부터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나가고 난 후부터는 고요가 밤이고 낮이고 집 앞뒤를 채우고, 정적은 뒤뜰 나무 사이에서 서성거리며, 먹어…
[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