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떠나는 계절이 왔다.묵은 것을 털어내는 귀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보낼 것을 보내야 하는 남은 자의 몫을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보내면서 우리는 곧바로 남은 우리를 챙긴다. 우…
[2020-12-25]또 봉쇄령이 내려졌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지만 갑갑한 생활은 결국 성탄절까지 이어졌다. 그런고로 올해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떠들썩한 대화 없이 원고를 쓰며 홍대용과 함께…
[2020-12-24]미국 와서 10년 동안 크리스마스 트리는 교회에 있는 것으로 만족하며 집에는 벽난로 위로 길게 뻗은 간소한 크리스마스 트리 형식으로 된 것 하나와 반짝이는 별 하나를 두는 것으로…
[2020-12-22]나는 삼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오빠와 여동생이 있다. 오빠와는 두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자라면서 오빠와 싸운 기억이 없다. 아주 어릴 적 사진에 보면 문간에 나를 앉혀놓고…
[2020-12-18]내게 겨울은 눈이고 눈은 겨울이다. 살기 좋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살면서 한 가지 아쉬움은 겨울에 눈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겨울이 오면 나는 눈을 보기 위해 타호나 요세미…
[2020-12-18]무심코 플레이한 소셜미디어의 동영상에 원로가수들이 나온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는 가사의 첫 구절을 듣자마자 ‘테스 형이 소크라테스였어?’ 하며 나도 따라 크게 웃다…
[2020-12-17]최근 누군가 우리 부부에게 언제 기쁘고, 행복을 느끼냐고 물어왔다. 나는 대답이 잘 떠오르지 않아 생각에 잠겨 있는데, 남편은 오랫동안 생각해왔다는 듯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그의…
[2020-12-16]많은 교회와 자선단체들이 매년 이맘 때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려 합니다. 구세군에 있다 보면 일년 중 가장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가 바로 12월 한달입니다. 오늘 …
[2020-12-15]나는 사건을 비교적 잘 기억하는데, 어느 해, 어느 날, 이런 것을 분명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도 아이들이 중학교 다닐 때, 어렸을 때, 어느 해로 시작한다.…
[2020-12-14]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삼가하던 우리 부부가 조심스럽게 새크라멘토를 다녀왔다. 레딩에 살던 아들이 새크라멘토에 있는 직장으로 옮기면서 새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두…
[2020-12-11]한국에서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사람들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소한 A라는 전직 비서의 고통을 풀어 주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통 사람들은 …
[2020-12-11]지난 9월, 동리 신재효(1812-1884) 선생의 판소리 필사본 고수 청계본이 완질로 공개되었다. 과거로부터 전승된 판소리 여섯 마당을 개작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필사본으로 …
[2020-12-10]연애세포가 말라 연애를 잘 하지 못하는 여자를 일컫는 ‘건어물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나는 다행히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그래도 건어물녀에 가까운 감성을 지…
[2020-12-09]한국에 계신 시부모님의 부탁으로 서류 몇 장 인증받을 것이 있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오랜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큰아이 온라인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을 차에 태워 오랜만에…
[2020-12-08]나는 그렇게 말없이 겁없고 당당한 그녀를 참 좋아했다. 그녀는 보이는 대로가 바로 그녀였다. 내가 먼저 가까워지려고 다가가고 내가 전화하고 내가 따라다녔다. 참 웃겼다.그녀는 남…
[2020-12-07]지난 5월 한 예술가의 작품이 뉴욕 맨하탄가 한 건물 외벽을 장식하며 코로나 위기에 처한 뉴욕시민과 전세계 사람들에게 위로와 의료진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공공예술이 개인적인 …
[2020-12-07]지난 몇 주 동안 눈병으로 고생을 했다. 첫째 날은 눈이 잘 떠지지 않아 웬일인가 싶다가 괜찮아지겠지 하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갈수록 눈은 붓고 가려워 참…
[2020-12-04]오랜 시간 미국에서 사는 나에게는 미국은 이념이나 학문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실존적인 고민이었다. 미국은 나에게 무엇이고, 나는 미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미국…
[2020-12-04]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국악기, 조율은 어떻게 가능한가.한 쌍의 흰 기러기가 받치고 있는 사람의 키를 웃도는 큰 나무틀에 ᄀ자로 된 경석이 두 단으로 나뉘어 열여섯 개가 달려 있다…
[2020-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