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창] Doing the Most Good
2020-12-15 (화)
김정원 (구세군 사관)
많은 교회와 자선단체들이 매년 이맘 때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려 합니다. 구세군에 있다 보면 일년 중 가장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가 바로 12월 한달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 아빠와 아홉살 먹은 큰딸이 집 근처에 있는 타겟으로 아침 여섯시부터 출동하였습니다. 이유인즉 매년마다 하는 장난감 모금이 어려워져서 샌프란시스코 구세군 본영 사비로 저소득층 천육백 가정에게 나눠줄 장난감을 타겟에서 사서 트럭에 담아야 하는데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구세군 사관님들이 요즘은 자선 냄비 모금활동, 무료급식과 푸드 박스를 만들고 배포하느라 보통 저녁 8시나 10시가 돼야 집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럴 것이 5월달과 비교해서 지금 두세배 많은 사람들이 푸드 박스를 받으러, 끼니를 때우러 아침마다 각 지역의 구세군 빌딩 앞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다시 시행된 락다운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지역 주민들은 더욱 도움의 손길을 찾게 되겠지요.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는 설립자 윌리엄 부스의 정신으로 세워진 것이 구세군이고, “Doing the Most Good(가장 좋은 일을 하라)” 로고를 앞세워 매년 겨울 빨간 냄비를 걸고 길에서 자선냄비를 하며 모금액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사관인 저희의 사명이라고 하지만 가끔은 이 사명이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유익을 바라지 않고 지역사회를 섬기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옆에 있어 주는 것… 올해는 특별히 이 코로나가 저의 마음을 종종 어렵게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처럼 어떤 자원봉사자가 올지 모르는데 바이러스가 창궐 하는 상황에서 남편과 큰 아이를 챙겨 문 밖으로 내보낼 때 쉽지 않았습니다.
지독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이 바이러스로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타격을 받았을 가정들에게 구세군에서 준비한 크리스마스 장난감, 푸드 박스, 그리고 30달러 식료품 구입 카드는 큰 위로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누군가는 푸드 박스를 만들고 그 가정의 아이들에게 줄 장난감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야 하는데… 다시한번 가슴속 사명을 부여잡고 오늘도 함께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동료 사관님들을 생각하며 함께 걸어나갈 준비를 해 봅니다.
<김정원 (구세군 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