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 생일이었다. 나는 생일을 열심히 챙기지 않는 편이다. 남의 생일을 요란하게 챙겨주는 편도 아니다. 생일이란 게 그냥 태어난 날짜일 뿐이지 뭘 대단하게 수선을 떨며 매…
[2021-11-30]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화초들을 쭈욱 둘러보고 인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식물은 잘 죽지 않고 살아 있는다. 영어로는 그린썸(Green Thumb, 나무나 꽃 관리를 잘…
[2021-11-29]지난주가 지금 일하는 곳에서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된 주였다. 엊그제 면접을 본 듯한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이 되었다.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
[2021-11-25]마트에 나온 햇밤을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가놓은 다음 찜통에 한 이십분간 센불로 푹 찌고 나니 단단했던 껍데기 사이로 달달하고 부드러운 노란 알밤의 속살이 얼굴을 내밉니다. 꼭 …
[2021-11-24]코로나로 인해 대면 모임이 적어지면서 만남의 기회들이 확연히 줄었다. 온 세상을 충격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작년 초, 우리는 2021년 가을에도 이러고…
[2021-11-23]홍콩에서 살 때, 10살 된 딸을 위한 한국말 선생을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게 되었다. 우리집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도대체 누가, 왜? 하는 호기심에서 만나 보니, 영국인 아빠와…
[2021-11-22]몇 년 만에 시댁 식구들이 있는 뉴욕을 다녀왔다. 팬데믹으로 미루던 방문이었다. 어머님은 화상통화 속에서는 건강해 보이시더니, 실제로 뵈니 걸음걸이에서부터 기력이 많이 쇠해지셨다…
[2021-11-19]음악을 전공했던 나는 한국에서는 여러 음악회를 쉽게 다녔었다. 그런데 미국 온 첫 해에 난 정말 행운아가 된 듯했다. 나는 우연히 어디선가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세계적인 남성 …
[2021-11-18]지금은 비도 오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지만 지난 7, 8월 사우스 밸리 지역은 아스팔트가 녹을 정도로 무척 더웠습니다. 그 더위를 뚫고 저희 가족은 각자 흩어져서 도움이 필요한 …
[2021-11-17]요즘 통 책을 안 읽고 있다. 봄에 시작했던 두꺼운 서적 하나가 있는데 도통 진도가 안 나가 한국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야심차게 짊어지고 탔거늘 오는 비행기에서도 끝내…
[2021-11-16]어떤 부부의 이야기다. 남자는 여기서 태어나 한국말도 못하고 한글도 못 읽는데, 여자는 늦게 미국에 와, 기본적인 영어만 겨우 하는 상황이었다. 남자는 박사 학위까지 있는 똑똑한…
[2021-11-15]올해 들어서만 장례미사가 벌써 일곱 번째이다. 이번에는 동네 가까이 지내던 분이시라 마음이 조금 더 무겁고, 황망히 가신 탓에 남은 가족들 걱정도 더 하게 된다. 장례미사 때, …
[2021-11-12]나는 10월이면 늘 마음이 아프고 깊은 그리움으로 시간을 보낸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리움으로 매일매일 마음을 다스리며 보내야 했다.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는 같은 10월에 세상을 …
[2021-11-11]남편과 저와 같이 일하는 젊은 이십대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넷플릭스 영화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당연히 젊은 두 청년이 그 영…
[2021-11-10]“첼로 소리 참 좋아합니다.”내가 첼로를 하는 걸 아시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인사를 건네온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잡게 된 첼로는 이제 40년 가까이 함께 해오고 있다. 피아노로 …
[2021-11-09]시카고에 살 때, 하루는 커뮤니티 센터에서 보내온 팸플릿(pamphlet)에서 뉴 호라이즌이라는 시니어 밴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주 모여서 연습을 하는데, 누구나 원하는…
[2021-11-08]작년 겨울, 코로나 난리통에 한국을 다녀왔다. 아버지께서 마지막 같다고 하시는 말씀에 놀라 급하게 비행기표를 끊었다. 가는 동안 아버지는 중환자실로 들어가시고, 나는 친정집 안방…
[2021-11-05]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어느 지인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세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왔다. 그런데 그분의 도움이 아닌 뜻밖의 어느 할머니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40대에 세 자녀…
[2021-11-04]10월의 막바지를 지나는 몇 주 전에 제가 사는 동네에 엄청난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따금 남편이 이렇게 날씨가 안좋을 때 저에게 해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만약 심한 폭풍우가 …
[2021-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