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십년을 산 언니가 얼마 전에 영구 귀향을 결심하셨다. 여든 중반에 접어든 노인의 결심치고는 참 대단하다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몇 달 전 하나뿐인 아들…
[2012-10-16]은퇴를 뜻하는 영어 ‘리타이어(Retire)’는 응급시 생명소생에 쓰는 말로, 재생 또는 부활의 뜻을 갖고 있는 ‘Resuscitation’과 자동차 타이어(Tire)가 합쳐져서…
[2012-10-15]나는 거지에게 돈을 주어본 적도 있고 내가 거지가 되어 돈을 받아본 적도 있다. 내가 거지에게 돈을 주는 경우는 대개 요청을 받았을 때다 그러나 내가 돈을 받았을 때는 요청없이 …
[2012-10-13]경주에서 제78차 국제펜대회가 열려 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한 주간을 경주에서 지내고 서울로 상경한 설렘과 기쁨, 흥분도 채 가시기 전에 몸에 예상치 못했던 …
[2012-10-13]나는 지난 달까지만 해도 다이어트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다이어트의 첫 고비인 일주일도 못 넘고 포기했을 때마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아예 제대로 시작하질 않았다고…
[2012-10-06]1930년생인 나의 큰 이모님은 13살에 인천으로 시집가셨다. 일제시대부터 평생을 인천 성냥공장(한국화약 전신)에 근무하신 이모부님이 언젠가 내게 조혼 배경을 말씀해 주셨다. 태…
[2012-10-06]뉴저지주의 최고령자 멜바 레드클리프 할머니가 두 주전 111세 5개월 28일을 일기로 별세했다. 그녀는 패터슨 초등학교에서 44년 가르쳤고 69세에 결혼하였다. 학교가 4마일이나…
[2012-10-06]점점 이상한 세상이 되어간다. 길가는 사람이 혼자 중얼거리고 혼자 웃고 손짓까지 하며 대화하는 장면을 어디에서나 본다. 또 힙합가수처럼 온 몸을 흔들며 랩을 중얼거리고 혼잡한 길…
[2012-09-28]요즘 개를 친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딸도 부모보다 개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개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스켈링을 하러 동물병원에 가니 말이다. 우리는 생각지도 못…
[2012-09-22]온 세기를 통 털어 죽음에 대한 유일한 결론은 없었다. 철학자들과 종교인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게 해보려고 이론을 제시해 보였지만 여전히 죽음에 대한 완전한 경지는 발견할…
[2012-09-15]담배 한 대 입에 물고 서 있는 것이 멋이었을 때가 있었다. 그것도 백구나 화랑담배가 아니라 럭키스트라익이나 체스타필드 등 양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내뿜으면 매력적인 남자라고 …
[2012-09-10]며칠 전 영화 ‘호프 스프링스(Hope Springs)’를 보고 많은 공감대를 느꼈다. 자녀를 모두 결혼시키고 둘만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인데, 이들은 각자 다른 방에서 자고 아…
[2012-09-08]은교는 열일곱 살 소녀다. 칠십 노인이 손녀딸 같은 소녀를 사랑한다. 70대 노인과 열일곱 소녀의 사랑? 될 법이나 한 말인가. 아니, 안 될게 무언가. 괴테는 74세에 19세 …
[2012-09-01]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좋다는 우리 말 속담이 있다. 요즘 주위에서 세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한사람은 가깝게 지내던 친구였으며 두 사람은 지인의 가족이었다. 그 세 사람 중 한…
[2012-08-25]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 혹은 슬픈 물건 중의 하나는 버려진 사람이나 버려진 물건이다. 죽도록 사랑했던 애인에게 배반을 당하여 버려진 여인. 이런 여인은 한이 맺히면 자신의 목숨…
[2012-08-24]바람결이 부드러운 봄 날, 제비 한 쌍이 날아왔다. 제비가 우리 집을 찾아오다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다. 집 처마 안쪽, 방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곳에 집을 짓기 시작…
[2012-08-18]초등학교 시절에 동네 어른들은 “한글을 깨우치고 구구단을 암기할 수 있으면 된다”라는 말씀들을 자주 하셨다. 그 정도면 시골에서 농사꾼으로 살아가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학교에…
[2012-08-16]의료봉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안의 10시간은 길고 무료하다. 그러나 한편 봉사단 일행에겐 가까이서 깊은 생각과 느낌을 오래 나눌 수 있는 대화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
[2012-08-11]의식이 생기자 곁에서 간호사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내가 마취에서 깨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면을 취한 것처럼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 수술실로 옮기기 바로 전 …
[201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