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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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들

2012-09-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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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영화 ‘호프 스프링스(Hope Springs)’를 보고 많은 공감대를 느꼈다. 자녀를 모두 결혼시키고 둘만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인데, 이들은 각자 다른 방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

부부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결국 상담전문가를 찾아간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노력 하면서 부부는 다시 신혼으로 돌아온 듯한 설렘을 느끼고 작은 것들에 대한 기쁨,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처음 상담전문가를 찾았을 때, 남편은 부부의 문제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제3자와 부부 간의 문제를 나누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했고, 그런 남편의 모습에 아내는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 물론, 마지막 장면에선 행복함에 맺힌 그녀 눈가의 맑은 이슬이 반짝이지만.


몇 십년을 부부가 함께 살다 보면 남녀의 설렘보다는 친구 같은 편안함이 지배적이게 된다. 방을 따로 써도 아무렇지 않고, 때로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 각자의 생활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도 한다. 자식 키우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대화가 줄어든 것도 잘 알지 못하고, 소통이 어려워 감정의 거리를 두고 지내다 보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관심 없이 무심해 진다.

자녀 문제도 마찬가지다. 내 앞에 주어진 삶의 과제들을 바쁘게 처리하며 살다 보니,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여 외롭지는 않은지 모르고 살기 쉽다. 실제 내 주위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주위를 둘러보면 외로운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사별 후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 이혼 후 생긴 가슴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사는 사람들, 매일매일 하루 생활비를 걱정하며 사는 사람들, 갑작스레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힘들어하는 사람들, 자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부모들, 도박, 마약, 알코올 중독에 빠져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사람들, 어렵게 모아놓은 재산을 한꺼번에 날린 사람 등.

어쩌면 이렇게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짐으로써 사회문제가 끊이지 않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감정이 메말라 무관심하게 외면하고 밀쳐낸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들이다.

앞만 보고 살아온 지난 일상에서 벗어나 보아야 하겠다. 옆과 뒤 주위를 둘러보면 참 많은 곳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기쁨, 슬픔 등 풍부한 감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뜨거운 감정은 곧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없는 세상, 메마른 세상이라 탓하기 전에 스스로가 먼저 따뜻한 눈물과 멀어지지 말자.

가진 것을 이러한 외로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훌륭한 기업들이 있다. 어려운 환경의 꿈나무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후원도 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우리 모두가 서로 손 잡아주고, 사랑해주고, 안아주고, 나눔으로써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가슴 따뜻한 눈물을 더욱 많이 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제니퍼 결혼정보회사 듀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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