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여년 전 이사를 오면서 뒷마당에 과실수를 심었다. 작은 묘목이었는데 해가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더니 이젠 큰 나무로 자라 제법 열매를 맺는 든든한 나무가 되었다. 그 중 사과…
[2022-11-20]가을 하늘 높던 어느 날, 남편과 드라이브를 하면서 신호에 걸려 잠시 대기중이였다. 그런데 같이 정차한 옆 차 안에서 갓난아기가 고래고래 울고 있었다. 창문 넘어 그 소리가 들릴…
[2022-11-17]돌아가신 내 아버지는 서울에 갈 때마다 성마른 기색을 드러냈다. 자동차의 글로브박스에 지도를 넣고 다녀야 했던 90년대 초 이야기다. 스마트폰은커녕 내비게이션도 출시되지 않았던 …
[2022-11-17]내가 하는 일 중에서 한 부분은 시니어들의 메디케어를 상담해 드리고 필요하신 플랜을 함께 정해서 준비해 드리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65세를 훌쩍 넘긴 어르신들과의 만남이 …
[2022-11-16]KIC 실리콘밸리, 한국혁신센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미국에 있는 투자자들이나 기술 OIC 센터들, 파트너십 담당들에게 선보이는 데모데이가 3차례나 진…
[2022-11-15]몇 일 있으면 내 생일이다. 우리 딸은 엄마가 원하는 것을 해 주고 싶다며 한 달 전부터 뭘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란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생일이 되었다고 하고 싶은 게 뭐가 있…
[2022-11-13]큰 아이가 지난 가을부터 공립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큰 아이는 프리스쿨을 다니긴 했지만 일주일에 세번밖에 다니지 않아 영어에 익숙하지 않았고 그마저 코로나 때문에 많은 시간 학교…
[2022-11-10]음대 시절부터 이어져 온 피아노교습은 내 삶의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집에서 학생을 가르치니 그 소리를 듣고 자란 두 살 난 딸아이가 막대기를 들고 “하낫, 뚤, 하낫,…
[2022-11-10]꼰대’라는 말이 있다. 요즘 말로 ‘옛날에는’ ‘내가 그때쯤에는’으로 시작하며 훈계를 일삼는 눈치없는 보스를 한국에서 일컫는 말이다. 사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직장에서 팀장이라는…
[2022-11-08]천고마비의 계절답게 정말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찔 만큼 날씨가 좋다. 산책을 하기 딱 좋은 날씨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숲이 있다. 잘 가꾸어진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푸근…
[2022-11-06]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입김이 난다. 그러다가도 한낮에는 여름의 온기가 조금은 남아 있는 듯 뜨거운 햇살이 온 몸을 감싼다. 캘리포니아에 와서 제일 만족하는 것은 너…
[2022-11-03]미국에 오고 나서 가장 공들인 일은 하루를 시작하는 강력한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아침을 여는 나만의 의식(ritual)이 필요했다. 3년을 근무한다고 하지만 …
[2022-11-03]씻김굿물결 물결 밀려들다 무너지는 아우성흰 새들 움칫하다 목놓아 하늘 치네바람을 씻기던 물보라는 땅을 치고 혼절해구름들도 꽃을 놓네 눈물에 둥둥 떠서풀 나무 바위들도 안개꽃 안…
[2022-11-03]남편이 신학공부를 위해 수년 동안 LA에 있는 신학교를 다닐 때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전화통화로 교회와 집안 소식을 알렸다. “따르릉” “별 일 없어? 유정이는? 교인들 별일 …
[2022-11-02]선택지가 넓다고 해서 삶의 중요한 선택을 잘할 수 있을까?서울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로 와 이민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놀랐던 것은 선택지가 많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대국이…
[2022-11-02]손주를 돌봐주는 데이케어 하는 분이 코로나가 걸려 갑자기 비상이 걸렸다. 부부가 일하는 젊은 부모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이 없다. 딸은 엄마가 힘들다며 시댁과 다른 방법을…
[2022-10-31]나는 학창시절 누구보다 성실한 학생이었다. 주어진 과제를 마감시간 내에 곧잘 해내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만큼 성적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늘 ‘위에는 또 위가 있다’라…
[2022-10-28]오랜 세월을 말씀도 없이 침상에서 다른 세상을 사시는 내 엄마. 99세로 보이지 않는 해맑고 고우신 엄마에게는 그러나 좀처럼 쇠하지 않는 마술의 힘이 존재한다.엄마의 첫 작품인 …
[2022-10-27]한국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셨던, 10년 전 작고하신 선친의 평생 작업을 기리는 도록을 세상에 내고자 하는 바가 목적이었다. 도록 제작은 돌아가시자 마자부터…
[202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