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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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씻김굿

2022-11-03 (목) 최연무 /카멜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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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이태원 할로윈 참사자 영혼을 위로하며

씻김굿


물결 물결 밀려들다 무너지는 아우성

흰 새들 움칫하다 목놓아 하늘 치네


바람을 씻기던 물보라는 땅을 치고 혼절해


구름들도 꽃을 놓네 눈물에 둥둥 떠서

풀 나무 바위들도 안개꽃 안고 서고

해안은 할 말을 잊고 수평선에 목을 걸고


별이면 무엇 하나 어둔 데서 울고 있을

바람이면 또 무엇 만질 수도 없는데

저 해도 애간장 타서 허공 저리 퍼마시네



가시게 잘 가시게 명복 비는 한들 밟고

보고픈 이 앞에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다 잊고 영면하시길 무적 소리 베개 삼아

<최연무 /카멜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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