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칠월 말이면 둘째 아이 생일에 맞춰 엘에이를 방문한다. 아직은 비행기 타기가 조심스러워 여덟 시간을 운전했다. 생일이야 매해 돌아오는 것이고, 미역국 끓이는 것이 전부이지만…
[2021-08-11]이틀 전, 여러 좋은 이유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했다. 까다로운 입국 절차에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지정된 방역 택시에 올라탔는데, 나이가 지긋한 기사님이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나에게…
[2021-08-10]한국에 3개월간 다녀왔더니 자동차의 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있었다. 로드 서비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시동을 걸어 딜러숍을 찾았다. 내 차는 2005년에 샀는데 현재 마일리지는 삼…
[2021-08-09]최근 사회의 변화 속도는 문화적 현기증과 멀미뿐만 아니라 낙오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세대라는 용어가 과거 30년 정도의 인생주기를 반영하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Z세대…
[2021-08-06]과학자 하면 흔한 이미지는 흰가운 입고 햇빛도 잘 안드는 실험실에 틀어박혀 시험관을 들여다보며 뭔가 액체들을 섞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허구에서는 사회성이나 말재주 따위는 없고 …
[2021-08-05]처음 회사 입사 후 몇 년 동안 담당했던 교육 부서에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외에 꽤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업무는 재미있게도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콘텐츠 …
[2021-08-03]“한국에서 실버타운 좀 알아봤는데, 엄마가 갈 만한 괜찮은 곳 찾았어.”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들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엄마, 삼개월만에 엄마 보는 거 이…
[2021-08-02]최근 일기예보는 살인적인 온도의 폭염을 비롯해 폭우, 폭설, 폭한 등의 고강도 표현으로 담아내기에도 부족한 이상기후의 연속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자연…
[2021-07-30]작년 3월, 팬데믹 시작부터 1년여가 어떻게 지나갔던가. 남편은 재택근무로 바뀌었지만,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그렇듯 없던 워라밸이 갑자기 생길 리 만무했다. 초등 저학…
[2021-07-29]틴에이저 때 한국전쟁을 겪은 분이 코로나19 셧다운이 전쟁보다 더한 감옥살이라고 하셨다. 백신 맞으라고 재촉하던 약사 친구는 팬데믹이 바로 역병이라고 ‘맞는’ 말을 해서 시간을 …
[2021-07-28]모두에게 그렇듯 대개 첫 만남은 주로 자기소개로 시작된다. 이을 소(紹)에 낄 개(介). 어떠한 이유로든 서로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서로 다른 기대치에 기본값을…
[2021-07-27]“콩, 콩, 콩…” 나지막하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자정을 넘긴 시간인데. 이윽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방문을 쓱 열고 그가 들어왔다. 침대에 오르려는 그를 제지…
[2021-07-26]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브 장송 국제 음악축제’는 매년 정상급 연주자들이 초청되어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1950년 9월에 열렸던 음악축제에도 유명한 음…
[2021-07-23]오래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부심과 긍지로 한국산 뱀장어 가죽제품을 수입해 도매업을 했었다. 까다로운 공정이라 원가는 높았지만 부드럽고 질기며 빛깔이 고와 큰 인기가 있었다. 전국으…
[2021-07-22]‘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말의 힘을 알려주는 속담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처럼 올 봄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팬데믹의 생활 속에서 우유부단해진 나의 삶에 새로운 생…
[2021-07-21]살다 보니 내 삶에 가장 부족했던 건 ‘감사’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엄청난 경쟁력을 뚫고 예술가의 길을 가기 위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예술고등학교를 다녔다. 여기저기 내…
[2021-07-20]문학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던 한 청년시인이 있다. 201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시인 ‘박준’, 그의 여러 시집 중에 마음을 잡아끄는 제목이 있는데 바로 2012년 첫…
[2021-07-19]우리는 요한 세바스찬 바하를 음악의 아버지로 알고 있다. 실제로 바하는 ‘아버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총 20명의 자녀들이 있었고, 그중 몇명의 아들들은 당시 유명한 음악인들로 …
[2021-07-16]라면이나 끓이던 남편이 어느 날 자진해서 부엌으로 납셨다. 평생 밥벌이로 고생하더니 취미도 밥에서 찾나했는데 주문생산에 개발도 가능한 만능셰프가 됐다. 멸치 끓는 냄새에 또각또각…
[202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