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와 그린란드

2025-01-28 (화) 07:57:00 이세희 (Lee & Associates,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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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는 북극해에 위치한 덴마크의 자치령이다. 수도인 ‘누크’는 그린란드 남단에 위치하고 있는데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과 미국의 수도인 와싱턴 D.C.와 거의 동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그린란드의 민족구성은 약 90%가 그린란드계 ‘이누이트’이다. 덴마크­ 노르웨이 왕국의 식민지 개척 이후 오늘까지 그린란드의 주권은 덴마크가 가지고 있지만,법령에 따라 현재 그린란드 주민들은 독립국가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고 있다.
그린란드의 면적은 한반도 전체의 9.8배로 만약 그린란드가 완전 독립된다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가 될 것이다.

그린란드는 현재 독립을 추구하는 ‘에게데’ 총리가 이끌고 있다. 에게데 총리는 그린란드는 4월에 있을 의회선거와 함께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토의 180% 이상이 얼음으로 덮여있는데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많은 그린란드가 세계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지난 7일,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그린란드의 지배적 확보를 위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해 많은 국가들을 충격에 빠뜨린 이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47대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그의 그린란드에 대한 집착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렸다.
‘메테 프레데릭’ 현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는 온건한 반응을 내놓으면서도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며 미국이 원한다고 모든 것을 다 가질수 없다”라는 뼈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트럼프는 왜 그린란드의 국유화를 원하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그가 취임식에서 말했듯이 그린란드가 미국 안보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러시아에 가까이 위치해 있기에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경보탄도 미사일 시스템을 갖춘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만일 그린란드의 소유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면 알래스카와 그린란드로 소련을 포위하는 전략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탐하는 더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라고 월스트릿 저널은 분석하고 있다.

그린란드에는 금,백금같은 귀금속은 물론 리튬,타이타늄 같은 8가지 희귀금속,석탄과 우라늄 같은 에너지 자원,다이아몬드와 루비같은 보석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빨리 녹고 있는 상태에서 석유 및 가스 매장 발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경제적 이유는 배터리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회토류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제 세계 최고의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자산으로 수출 규제를 하고 있기에,희토류 수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란드의 가치는 더커질수 밖에 없다.

그린란드뿐 아니라 파나마 운하도 미국화 하려 하고 캐나다도 51번째 미국 주로 편입하려는 트럼프의 영토확장 정책이 구소련의 와해 이후 다시한번 소련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의 영토확장정책이 벌써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수많은 희생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에서,과연 전쟁없이도 트럼프의 바램이 이루어질지는 앞으로도 세계각국이 촉각을 세우며 주시하게 될 것이다.

<이세희 (Lee & Associates,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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