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조사위 구성…각계 목소리 대변 경찰개혁 기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의 비무장 주민에 대한 과잉진압 문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된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공권력 남용방지 임시 대책위원회(AdHoc Police Practice Commission)가 23일 첫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35명의 자문위원 및 관계자 이외에도, 주류언론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몰려 위원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대변했다.
2013년 8월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주민 존 기어씨가 가정불화를 이유로 비무장 상태로 자신의 집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명백한 경찰의 오발이었다고 증언했고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해 경찰 과잉진압에 대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경찰과 정부 측은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해 수개월이 지나도록 총을 쏜 경찰관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고, 내부감사에 대한 내용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유가족 측은 현재 거액의 배상소송을 청구한 상태로, 사건역시 연방법무부에서 조사중이다.
이런 가운데 섀론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은 경찰 과잉진압 및 비무장 민간인 총격 사망 사건 등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설립을 지시했다. 위원회 자문위원들은 법률가, 시민단체장, 언론인, 경찰관계자, 피해자유족 등 다양하게 구성돼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게 된다”고 불로바 의장은 밝혔다. 위원회는 오는 10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수퍼바이저 의회에 제출한다.
한편 위원회 내부의 갈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24일 열린 첫 회의에서는 자문위원으로 선정된 피해자 유가족 샐 쿨로시가 “위원회가 11월 열릴 선거를 의식해 만든 정치적 쇼라는 추측의 목소리가 있다”며 “2006년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아들을 위해서라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형사, 경찰노조 관계자 등은 “경제불황 등 예산상의 이유로 경찰관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경찰측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문위원들 중 일부는 “자문 역할을 넘어서 경찰의 과잉대응을 감시할 소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섀론 불로바 의장은 “자문위원들이 작성한 의견을 바탕으로 페어팩스 경찰을 개혁 발전시키겠다”면서도 “페어팩스 카운티는 75년 전통의 카운티 경찰국의 노력을 기반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카운티인 동시에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위원회 회의는 4월27일로 예정됐다.
<박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