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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A 집단성폭행 사건, ‘입증불가’

2015-03-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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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보도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버지니아대 사교클럽 집단 성폭행사건 의혹에 대해 경찰이 “범죄입증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23일 버지니아 샬롯츠빌 경찰국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표했다. 경찰은 5개월간에 걸친 조사 끝에 롤링스톤지가 보도한 버지니아 대학 내 유명 남학생 사교클럽 ‘파이 카파 싸이’(Phi Kappa Psi)에서의 성폭행 사건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학생의 비협조와 사건현장 재구성의 어려움, 보도내용과 경찰조사 결과의 불일치로 “집단 성폭행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고 기소가 불가능해 사건조사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롤링스톤지는 2012년 당시 이 대학 신입생이었던 재키가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데이트 상대를 포함한 7명의 남학생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탐사보도를 게재했다. 내용에 따르면 성폭행을 당한 여학생은 도망가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해 한 명은 당장 병원에 가자고 말했지만, 다른 두 명은 재키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같은 기사가 보도되자 전국 언론은 성폭행 피해자를 두고 친구들이 벌인 토론은 사교클럽 활동과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는 버지니아 대학의 문화를 보여준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학교는 사교클럽 활동을 전면 중단시켰고 재키 사건에 대해 경찰 조사를 요청했다. 버지니아대는 학내 성폭행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데 대해 교육부와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롤링스톤지의 기사에는 잇달아 허점이 발견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롤링 스톤의 강간 기사, 완전히 사망’이라는 제하로 이 신문이 피해자로 내세웠던 재키라는 여성의 진술이 전혀 믿을 수 없고 피해여성의 친구들도 자기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롤링 스톤지 보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보도했다.
피해자의 주장만으로 기사를 작성한 롤링스톤지는 뒤늦게 사과보도를 게재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하지만 버지니아 대학이 공개한 2013년도 교내 성폭행 사건은 38건으로, 이중 9건이 정식 고소 절차를 밟았고, 4건은 교내 위원회에 회부됐다. 대학 역사상 지금까지 14명이 성폭행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제명된 사람은 없다. 이에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금껏 진행중이었다.
<박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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