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 미국인, 할머니가 촬영한 사진 한인회에 기증
일제 양민학살ㆍ고종 장례식 모습도
한 세기 전 한국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들이 공개됐다.
타코마한인회는 한 미국인으로부터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희귀한 옛날 한국 사진들을 기증 받았다고 밝히고 이를 공개했다.
기증자의 할머니는 연방 공무원으로 1914년부터 1919년까지 한국에서 일했으며, 당시 촬영한 흑백사진들을 보관해오다가 자녀들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엔 일본군이 한국인 3명을 사살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포착한 사진도 있으며, 1919년 1월21일 덕수궁에 머물다가 승하한 고종 황제의 장례식 모습도 담겨 있다. 조선의 제 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였던 고종은 명성황후와 대원군의 세력 다툼 속에서 일본 등 열강의 내정 간섭을 겪으며 불우한 말년을 덕수궁에서 보내다가 급사했다. 당시 일본이 고종을 살해했다는 소문들이 돌면서 3.1독립운동이 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서울 서대문의 공식 명칭인 돈의문 등 서울 시내의 모습과 미국인들이 당시 식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다.
이번에 기증 받은 사진들 중 대부분은 한국 관계기관들도 공식자료로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미국인이 현장에서 직접 촬영해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곱게 보관하다가 타코마한인회에 기증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제임스 양 회장은 “이들 사진을 일부 검토한 결과, 양민학살 장면 등은 처음 공개되는 자료로 보이고, 고종 장례식 사진도 진품임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추후 검토작업을 마친 뒤 기증자의 이름과 촬영자의 신원 정보 등을 자세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