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꺼지는 진동과 쇳덩어리 부딪히는 으르렁 소리와 함께 검은 괴물의 큰 덩치가 미아리 고개에 나타났다. 그리고 줄지어 돈암동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랜 나는 옆길…
[2022-06-27]엄마가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지 벌써 두 해가 지난다. 살아계셨더라면 올해 여든 여덟일 게다. 암환자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고통을 호소하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은…
[2022-06-24]한국의 지인들 중에는 낙향의 꿈을 지닌 이들이 많았다. 정년퇴직을 하면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하는 게 낙향의 꿈을 꾸는 이들의 속마음이었다. 실제로 여유가 있는 작가들은…
[2022-06-23]6월, 졸업시즌이다. 지구 한 코너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도, 인내심의 한계를 저울질하며 3년째 동거하고 있는 팬데믹도 잠시 뒷전으로 밀어낸다. 아이들의 졸업식 날이기 때문이다.…
[2022-06-22]지난주에는 인정받기에 관한 얘기를 다루었다. 그래서, 인정을 해주는 이야기를 이번 주에는 해보고 싶다.우리는 인정을 갈망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상대를 인정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간…
[2022-06-21]체인 약국 약사로 일하며 기억에 남는 고객에 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그녀의 첫인상은 그저 평범한 중년 여성처럼 보였다. 창구에 서서 순서가 되면 말없이 약을 받아가곤 했다. 하…
[2022-06-20]내 기억을 내 의지와는 별개로 잃어버리게 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육체의 질병은 본인인 내가 제일 힘들지만, 정신적인 질병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다. 치매로 인한…
[2022-06-17]사랑하는 후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잠시 경유하는 상상을 한다. 함께 주어진 네다섯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베이지역에서 딱 한군데를 방문할 수 있다면 어디를 데려갈까. 고민은 오…
[2022-06-17]원주에 있는 토지 문학관 집필실에 머물 때였다.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휴게실에 들렀을 때 젊은 작가 둘이 원탁에 앉아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커피를 내리고…
[2022-06-16]곧 파더스데이가 다가오지만, 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의 모습도 그의 음성도 기억할 것이 전무하다. 이러한 기억의 결핍은 어떤 면에서 편안하기도 하다. 아무것도 …
[2022-06-15]‘너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냐?’라는 질문은 미국에서 사회생활하면서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었다. 그 말에 부응하고자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늘 모자란 듯한 기분이…
[2022-06-14]땅거미가 지는 초겨울 저녁이다. 병원 복도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먹구름이 건물 꼭대기를 맴돌고 있다. 옥상 가장자리로 빙 둘러쳐 있는 철망이 눈에 들어온다. ‘왜 저 건물 꼭대기에…
[2022-06-13]2020년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하루 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되어 한국 사회에 엄청난 혼란을 안긴 바 있다. 다름아닌 여성 성추행에 연루돼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
[2022-06-10]갑자기 양로원에서 연락이 왔다. 할머니 한 분이 아무래도 오늘 안으로 돌아가실 것 같다는 소식에, 이미 서너 차례 병원과 양로원에서 뵈었던 터라 남의 일 같지 않은 느낌으로 헐레…
[2022-06-10]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뜻하지 않게 경이로운 일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은 살만한 지도 모르겠다.우리 집에는 오래된 게발 선인장이 해마다 화려한 꽃을 피워 준다. 잎이 …
[2022-06-09]쇼핑은 묘약과 같다. 나는 종종 쇼핑을 통해 활력을 받는다. 한동안 집안에 죽은듯이 조용히 잘 갇혀 지내다가도 갑자기 후다닥 하던 일을 다 멈추고, 몰(Mall)로 달려나갈 때가…
[2022-06-08]나는 친구도 오래 깊게 사귀는 편이다. 중학교때 만난 친구들을 아직까지 만나고 있고 아는 사람에게는 계속 연락하는 편이다. 미국에 와서도 네트워킹을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사람…
[2022-06-07]처방약 받으러 온 고객이 꽃다발을 들고 와 나에게 건네준다. 라일락의 독특하고 향긋한 향내가 물씬 풍긴다. 그녀는 약을 받아가며 가끔씩 뒷마당에서 꽃이며 과일 나무에서 따온 과일…
[2022-06-06]한국을 떠나 미국에 살면서 고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때를 굳이 들자면, 한국기업이 미국 내에서 독보적 빛을 발하고 있을 때가 아닐까 한다. 특별히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202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