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인정받기에 관한 얘기를 다루었다. 그래서, 인정을 해주는 이야기를 이번 주에는 해보고 싶다.
우리는 인정을 갈망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상대를 인정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관계에 있어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와 대화할 때 들어주고 반응하는 것도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누구의 글에 라이크(Like)를 주거나 댓글을 다는 것도 인정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인정이 근사한 사람에게 근사한 말이 듣고 싶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작은 관심과 그에 대한 표현은 누군가에게 존재의 의미를 부여한다.
가끔 얘기를 나누는 세탁소를 운영하시던 여자분이 계셨다. 나의 얘기를 들어주시고 상식적으로 과하지 않은 얘기를 늘 주셨다. 테크에 관한 일도 모르시고 좋은 학교를 나오시진 않았지만 그분과 얘기할 때는 나도 편했고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 들었다. 이분처럼 긍정 자극은 인정의 한가지가 될 수 있고 이런 분은 또 만나고 싶어진다. 실제로 얘기하고 싶어 찾아 오는 분이 많아져서 그분은 숨은 인싸가 되셨다.
물론 뜬금없는 관심과 연관성 없는 반응은 스팸의 영역에 가까워서 의심을 사게 되고 공감대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귀기울이고(listening) 적절한 반응(positive reaction)을 보이면 당신은 그 사람을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 만나고 싶어하는 관계가 된다.
관심을 주는 것은 다른 영역의 노력이고 나의 에너지를 소모하기에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나의 숨은 수퍼파워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내가 인정해 줌으로써 나도 인정을 받게 된다. 나도 누군가를 인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나는 김춘수의 시, 꽃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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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임주(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