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성 조지메이슨대학교 환경 과학 정책학과 교수
지난 3월 10일부터 3월 12일까지 북버지니아는 말 그대로 계절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3월 10일과 11일에는 평년보다 매우 따뜻한 초여름 수준의 기온을 보여 각각 최고 89°F(약 27°C)와 79°F(약 26°C)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3월 12일에는 기온이 급강하하여 최고 54°F(약 12°C), 최저 32-36°F(약 0-2°C)를 기록했고, 급기야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상기온 현상에 소셜미디어에는 다시 앞뜰과 뒷정원에 소복이 쌓인 눈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믿기 어려운 기상 변화에 많은 사람들의 인사도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이를 보면서 필자는 우리뿐 아니라 식물과 동물들도 이러한 급격한 기상 변화에 얼마나 놀라고 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상기온 현상의 반복과 평균 기온 및 강수 패턴의 변화는 생태계 종들의 서식 조건과 환경에 영향을 미쳐, 극단적인 경우 대량 이동이나 대규모 폐사와 같은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1968년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회색다람쥐(Sciurus carolinensis)의 대규모 이동이 관찰된 바 있다. 당시 회색다람쥐들이 넓은 지역에서 갑자기 나타나 집단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학술적으로 개체수의 대발생과 돌발적 이동(irruption)이라고 불린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다람쥐들이 도로와 고속도로를 떼 지어 건너거나, 강과 호수를 헤엄쳐 건너며, 도시와 농촌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놀라움을 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천 마리의 다람쥐가 동시에 이동하는 모습이 보고되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생태 현상이었다.
최근 필자가 공동으로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1968년 다람쥐 대발생의 배경이 된 도토리 결실 실패(mast failure)의 원인을 분석하였다. 다람쥐 활동이 집중적으로 관찰된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Asheville) 지역을 중심으로, 1962년부터 1973년까지 참나무(Quercus spp.) 5종의 결실 자료와 기후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봄과 여름의 기온과 강수량이 도토리 생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따뜻한 봄과 여름 기온은 가뭄이나 수분 스트레스와 결합될 경우 여러 참나무 종에서 도토리 생산을 감소시키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1967년 여름 기온이 해당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몇 해 동안 이어진 풍작이 1967년에는 고조에 달하더니 1968년 갑작스러운 결실 실패로 이어지는 현상이 관찰되어 회색 다람쥐의 대규모 분산을 촉발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지금도 빈번히 보도되고 있다. 2016-2017년에는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서 대규모 산호 폐사가 발생했는데, 이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산호와 공생하는 조류가 빠져나가면서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산호 백화(coral bleaching) 현상의 일환이었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북극의 해빙이 줄어들면서 북극곰, 바다표범, 바다새 등 많은 종이 먹이와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거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일부 나비와 조류 종은 과거보다 수백 km 더 북쪽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다람쥐 대이동 연구를 통해 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서식지에서 생존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을 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주는 보전 전략인 보조 이주(assisted migration)나 산림 재생 계획과 같은 환경 관리 전략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이상기온 현상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으며, 이러한 변화는 생태계 종들의 이동, 개체수 감소, 그리고 생태계 구조의 변화를 더욱 빈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생태계 관리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상기온을 단순한 기상 변동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 속에서 기후변화의 신호를 읽어내려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