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지역 ‘호스피스 사기’ 기승

2026-03-20 (금)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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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위 등록·과잉 청구 등

▶ 1,800여곳 중 40% ‘의심’
▶ 연방정부 수사·단속 강화

LA 카운티에서 호스피스(말기환자 완화의료) 관련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CBS 뉴스가 최근 공개한 탐사보도에 따르면 카운티 내 약 1,800개 호스피스 기관 중 700곳 이상이 복수의 사기 의심 징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적색 신호’는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밀집된 업체 분포, 지나치게 적은 환자 수, 생존 상태 퇴원 비율 과다, 과잉 청구, 동일 인력의 여러 업체 중복 근무 등이다. 이는 호스피스가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지적된다.

실제 피해 사례도 드러났다. 60대 여성 린 아이애니는 부상 후 물리치료를 받으려 했으나, 자신도 모르게 호스피스 환자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치료를 거부당했다. 누군가 그녀의 메디케어 정보를 도용해 허위 등록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사기는 수술, 처방약, 투석 등 필수 의료 서비스 이용까지 막는 심각한 피해로 이어진다.


문제의 구조적 원인도 지적된다. 2022년 주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A 카운티 호스피스 기관 수는 2010년 이후 약 1,600% 급증한 반면, 노인 인구는 40% 증가에 그쳤다. 2022년 기준 LA 카운티에는 전국 호스피스의 30% 이상이 몰려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반경 3마일 내 500개 가까운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밴나이스 일대 한 건물에만 80개 이상의 업체가 등록된 사례도 확인됐다.

연방 보건부 감찰국은 2023년 기준 호스피스 사기 규모를 약 1억9,800만 달러로 추산했다. 2024년 메디케어는 호스피스 서비스에 282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경우 호스피스의 94%가 영리기관으로, 사기 유인이 높은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022년부터 신규 호스피스 허가를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이를 2027년까지 연장했으며, 현재까지 280개 이상의 면허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 메디케어 인증이 별도로 이루어지면서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연방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보건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감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방 법무부와 함께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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