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계 거장 이장호 감독
▶ 다큐멘터리 ‘하보우만의 약속’
▶ “해방서 현재까지 이야기 전해 이번 작품 깊은 울림 전하고파”
![[인터뷰] “대한민국의 역사적 매락 다큐에 담았죠” [인터뷰] “대한민국의 역사적 매락 다큐에 담았죠”](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5/08/20250508191419681.jpg)
이장호 감독
“처음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관한 제안을 받아 검토했어요. 그런데 탄핵 갖고는 제가 전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맥락을 담을 수 없겠더군요.”
지난달 28일 옥스포드 호텔에서 만난 이장호 감독(80)은 담담하지만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 감독이 최근 자신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 ‘하보우만의 약속’을 들고 미국 순회 상영 마지막 도시인 LA를 찾았다. 지난해 ‘별들의 고향’ 50주년 상영회 이후 1년 만에 LA를 다시 찾은 그는 “이번 작품은 관객에게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하보우만의 약속’은 ‘대한민국 역사의 출발점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기적’과 박정희 대통령의 ‘부국 기적’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기초가 세워진 과정을 기독교적 시선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 감독은 “자료 확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해방 전국의 만세 장면 같은 귀한 역사적 영상들을 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 장면들을 통해 관객들이 새로운 감동을 받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희귀 영상 자료, 전문가 인터뷰, 그리고 감독 본인의 나레이션으로 구성됐다. 지난 4월 16일 한국 개봉에 이어, 미국에서는 이승만 기념사업회의 주도로 필라델피아, 뉴욕, 뉴저지, 샌디에이고, LA 등 순회 상영이 이뤄졌다. LA에서는 미주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이재권)가 상영을 주관했다.
이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깊은 인상을 받은 순간을 전했다. 그는 “애국가가 나오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모두 함께 따라 부르더라고요. 그걸 보며 고마움을 느꼈다”며 “이 영화는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졌고, 6.25 전쟁이라는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며 오늘날까지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이제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이승만 건국 대통령과 박정희 부국 대통령의 역사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오랜 극영화 경험을 가진 이 감독의 다큐멘터리 도전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 감독은 “다큐멘터리라 다 알고 있는 이야기 같아 사람들이 새롭게 느낌을 받을까 조바심이 생겼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 감동받았다고 하더라. 특히 영화 마지막에 애국가가 나오는데 모두가 따라 부르는 걸 보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는 배우를 다루는 데 한계를 느끼곤 했지만 다큐멘터리는 역사적 자료를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편한 점이 있죠. 예를 들어, 이승만 대통령이 박정희 장군이 사단장일 때 방문해서 악수하는 장면이 있다. 너무 귀한 자료라서 영화에 세 번 정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장호 감독은 ‘별들의 고향’, ‘낮은 데로 임하소서’, ‘무릎과 무릎 사이’, ‘이장호의 외인구단’ 등 1980년대 한국 영화계를 풍미한 인물이다. 2014년 영화 ‘시선’을 극장에 선보였지만 세월호 참사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10년 만의 복귀작이 된 이 다큐멘터리는 지지자들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9억 원의 제작비를 확보했다.
이 감독은 “제가 영화 시작했을 때는 신문에 가끔 ‘한국에서 제일 수준이 떨어지는 게 정치하고 한국 영화’라고 했다. 한국 영화를 ‘방화’라고 지칭하던 시절이다. 텔레비전이 생기면서 영화가 관객을 빼앗겼다”라며 “가난한 영화계고 수준이 낮은 영화라는 평가가 굉장히 모욕스럽고 불만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치는 여전히 같은 수준인데 영화는 선진 대열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미주 한인사회는 한국의 현 정국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 영화는 해방 정국에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건국된 기적, 그리고 6.25 전쟁 중 위기에서 반전되어 오늘날까지 발전해온 역사를 보여준다”며 “나이 팔십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부국 대통령 박정희의 역사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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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