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아침
2024-08-12 (월)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
팔월의 이른 아침 산책길
숲 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나무 막대처럼 우뚝 서 있는
검붉은 눈을 가진 뱀
검고 짙은 갈색의 모습에서
어떻게 잔혹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까
크게 벌린 입 속에서 꿈틀거리며
핏빛 눈을 가진 청개구리
내 앞에서 네 개의 눈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바라본다
입 속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풍경
구원을 외치는 청개구리의 눈
뱀의 눈알에는 정복자의 포만감
이글거리는 눈동자
권력을 휘두른 자의 눈을 닮은 뱀
뱀은 제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한 번 잡으면 놓지 않는 순간을 향하여
날카로운 회초리를 휘둘렀다
더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혀를 내민 것은 청개구리였다
도망치자 죽을 힘을 다하여
뒷발질을 하는 하이킥
반짝거리는 혓바닥을 내밀어
팔월의 푸른 아침이 튀어나온다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