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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시계

2024-07-21 (일) 김수현 포토맥문학회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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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넘게 붙잡혀 온 세월
시간마다 한 아름씩 쏟아내는 비명
깊은 산 나무 밑에 숨어 울어본 적
한두 번이 아니었겠지
너무도 많이 울어
온 산천이
잊혀지지 않은 그의 목소리

바람벽에 둥지 틀고
목소리마저도 배터리에 의지하여
마음대로 톤을 바꿀 수 없는
또박또박 정해진 소리
누구 하나 기다려 주지 아니한
그대로 울어야 하는 가냘픈 숨결

자정을 넘어 침묵을 깨뜨리는
울분이 한 순간 부풀어 오른다
울지 아니하고 풀 수 없는 한
바람벽 한끝에 매달려 긴긴밤을 지새운다

<김수현 포토맥문학회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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