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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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정취의 여름

2024-07-08 (월)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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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지쳐
집에 들어서면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냉수 한 그릇
식초 몇 방울 곁들인
엄마의 사랑이 폭포가 되어
시원스레 내려갑니다

돗자리 깔린 대청마루
작은 소반 위 열무김치
얼음 동동 떠있는 콩국수
등줄기가 시원합니다

어스름한 밤이오면
마당 평상 위 팔베개
은은히 퍼지는 쑥향기
솜사탕 같은 사랑으로
잠이 달콤합니다

여름이 오면
옛이야기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고
빳빳한 모시치마
바람에 펄럭입니다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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