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운치 있는 오크트리 계곡 따라 오르면 광활한 전망이

2022-05-20 (금) 정진옥
크게 작게

▶ Placerita Canyon Natural Area <2>

운치 있는 오크트리 계곡 따라 오르면 광활한 전망이


등산코스

차도를 지탱하는 교량의 한쪽 벽면에 소박한 필치로 여섯폭의 벽화(Mural)가 그려져있어 눈길을 끈다. 맨 첫 그림에는 사람은 없는 꽃 피고 새 우는 아름다운 산천에 동물들만이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이고, 두번째는 토착민들이 식물을 채취하고 이를 빻고 또 먹는 모습이 한가롭다.


세번째는 토착민들의 주거지에서 백인 신부가 토착민들에게 뭔가 얘기를 하고있고 다른 편에는 말탄 군인들이 토착민인 안내인을 앞세우고 마을로 들어오는 정경이고, 네번째는 말을 탄 3인이 높은 지대에서 예의 그 Oak Tree가 있는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양이다.

다섯번째는 Francisco Lopez가 Oak Tree 곁에서 금조각이 붙은 양파를 들고 환호하는 장면이 담겨있고, 마지막 여섯번째는 토착민들은 보이지 않고 백인들만이 금을 채취하고 수렵을 하고있는 정경이다.

급격한 이 지역의 변천과정을 나름대로 의미를 담아 그려냈는데, 정겨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곳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면 곧바로 오른쪽에 Fence가 쳐져있는 한 그루 큰 Oak Tree가 있고 그 앞에 사적지임을 알리는 동판이 있다. 이것이 Francisco Lopez의 등을 받쳐주어 금꿈을 꾸게 했다는 “Oak of the Golden Dream”인 것이다.

174년전에 잠시 등을 기대었던 한 인간, 2,000명씩이나 몰려들어 금을 캔다며 몇년씩 북적이던 그 많은 인간들은 모두 다 사라져 없고, 평화롭던 산천마저 찻길에 이리저리 잘라지고 파였지만, 그래도 이 Oak Tree는 의연히 같은 자리를 지키며 아직 푸른 잎을 피워내고 있음이 경이롭다.

차도에서 너무 바짝 붙어있는 나무의 형세가 좀 안되어 보이지만, 그래도 캐어내지지 않고 또 고사되지도 않고 이렇게라도 고목되어 생존하고 있음이 고마울 뿐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온다. 이제는 반대쪽인 동쪽으로 이동한다. Nature Center 건물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있는 소규모 Amphitheater 앞을 지나면, ‘Nature Center Trailhead’라고 쓰인 큰 이정판이 서있다. Walker Ranch 2 Miles, Waterfall 2.6 Miles, Los Pinetos Saddle 4.9 Miles로 표기돼있는데, 일단은 이 모든 곳은 이 Placerita Canyon Trail을 통해 Walker Ranch까지는 공통으로 가야한다.


계곡을 따라가는 등산로는 운치가 있다. Oak Tree의 푸르름이 아름답고, Sycamore의 꼬부랑 골격이, Willow들의 섬세함이 아름답다. 등산로에는 등산인의 안전을 위해 산악자전거의 속도를 통제하려는 의도일 장애물이 이따금씩 놓여져 있다.

대략 1.6마일 정도를 간 지점에 이르면, 웬만큼 후각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바람결에 실려오는 석유내음을 맡게 되는데, 등산로 바로 길섶에 노천 석유샘이 있기 때문이다. 땅속에서 보글거리며 천연적으로 잘 정제된 석유가 솟아나고 있는 곳인데, 앞에 세워진 설명문에 의하면 예전에는 이곳에서 이 기름을 받아 그대로 바로 자동차의 연료로도 썼다고 하니, 자연의 조화가 마냥 신기하다.

여기서 다시 10분 정도를 나아가면 널찍한 평지에 잘 생긴 Oak Tree들이 띄엄띄엄, 정갈한 분위기를 드리우며, 서있는 곳에 이른다. Walker Ranch Campground이다.

1920년경에 Frank E. Walker가 이곳에 집을 짓고 그 아내 Hortense와 함께 12명의 아이를 낳고 기르며 살던 곳인데, 1949년에 주정부에서 매입하였다고 한다. 한쪽 켠에 그들이 살던 집의 벽난로였을 구축물만이 독야청청, 옛일을 증거하고 있다.

시간이 바쁘지 않다면 여기서 이정판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폭포를 찾아가면 좋겠다. 편도 0.6마일의 멀지않은 거리이면서 가파르지 않은 편안한 코스인데, 제법 깊은 계곡의 정취를 지녔다.

다시 Walker Ranch Campground로 되돌아 간다. 이제 다시 올라온 길을 되짚어 2마일 거리의 Nature Center까지 내려가면 산행이 끝나게 된다.

혹시 시간이나 체력에 여유가 있다면 이곳 Walker Ranch에 있는 이정판의 안내에 따라 Los Pinetos Ridge를 따라 여기서부터 2.8마일 거리가 된다는 Saddle까지의 산행을 마저 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오르는 길이 Oak Tree들로 아주 운치가 있고 Placerita Canyon의 남쪽과 북쪽의 멋진 뷰를 볼 수 있으며, Saddle에서 하산하는 루트로 Firebreak Ridge Trail을 택할 경우에는 가까운 인근의 산줄기들이 발아래로 엎드려있는 듯 한 눈에 들어오게 되고, 동서북면에 걸친 경개가 광활하므로, 매우 장쾌하고도 호연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Los Pinetos Ridge Trail은 갈라지는 길이 없는 외길로 산줄기의 굴곡을 따라 Oak Tree가 무성한 기슭을 구불구불 휘감아 돌면서 차츰차츰 Ridge로 올라가게 된다.

최종적으로 Ridge에 올라서면 Santa Clara Truck Trail을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은 San Gabriel산맥을 동서로 관통하고 있는 Angeles Crest Highway(SR2)의 Three Points에서 부터 갈라져나와 이곳에 이르고 있는 Truck Trail이다.

Junction의 왼쪽으로는 화장실 건물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벤치도 놓여있고 물탱크일 둥근 시멘트구조물도 있다. Wilson Saddle Picnic Area라는 다른 이름의 팻말이 있어 다소 혼란스러운데, 이는 우리가 올라온 것과 반대방향인 남쪽의 Sylmar에 있는 Wilson Canyon으로도 이곳에 오르는 길이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보여진다.

이 Truck Trail을 따라 북쪽으로 약 200m를 가면 다소 넓은 공터를 이루면서 길이 서쪽으로 바짝 꺾이게 되어, 통신안테나가 설치되어있는 서쪽 봉우리로 향하는데, 이제 우리는 이 길로는 가지 않는다.

여기서 공터의 북쪽 끝을 살펴보면, 산줄기들의 능선을 타고 처음에는 북쪽으로 내려가다가 나중에는 서쪽으로 꺾여 내려가는 Firebreak Ridge Trail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택하여 내려가면 Nature Center까지 3마일 내외의 거리가 된다.

이 길 역시 갈라짐이 없이 외길로 계속 이어지는데, 아래를 보면서 내려가는 길이므로 나아가야 하는 길의 윤곽이 환히 잘 보여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다. 단, Nature Center건물이 오른쪽으로 가깝게 보일 때 쯤에는 중심인 Firebreak 길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져 내려가는 좁은 등산로를 지나치지 않도록 살피면서 내려가야 한다.

이 등산로는 Manzanita Mountain이라고 지칭되는 작은 봉우리의 비탈을 내려서면서 오른쪽으로 둥글게 잘 자란 Manzanita 한 그루가 서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이 길로 내려간다. Natural Center까지 0.5마일쯤이 되는데 Manzanita Trail이라고 지칭되는 구간이다. 곧 큰 물탱크를 지나게 되고, 이어서 Nature Center에 도달한다.

Placerita Canyon의 이모저모를 두루 살펴 본 9마일쯤의 산행을 다 마친 것이다. 아직도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Nature Center 주위에 아기자기하게 조성되어 있는 Botany Trail을 둘러보자. 여러가지 초목들 앞에 그 이름을 표시한 표찰이 꽂혀있어 많이 유익하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