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 담 너머 국화꽃 울고 간다
2021-11-29 (월)
곽상희/올림포에트 시인
이웃 백인 집 담 너머
목 줄기 하나 목숨까지 흔들며
내놓은 국화꽃, 참 곱기도 하여
사진기 들이미니
내 경건함 방해 놓지 말라,
울음의 진한 하얀 그림자 하나
돌아서 아득 사라져 가네
하필이면 지금이냐 사진기를 접고
네 둥근 흰 그림자 다시 돌아와 주기를
서울 종로 눈 내리는 날
팥죽 대신 차이니즈 중국찐빵
창가 마주보며 행복하던
네 흰 국화 향 인생
늦은 가을하늘 모서리, 모서리
네가 지킨 변두리 인생들
그리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뜬금없는 폭설에 하늘 쳐다본다
(그 날 내 사랑하는 원영복전도사, 자기는 먹지않고 입지않고 낙오자들 돌보던 그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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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희/올림포에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