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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능선 따라 아름답고 청량한 전망

2020-10-16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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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Modjeska Peak ( 5,496’ )

단아한 능선 따라 아름답고 청량한 전망

Modjeska Peak에서 본 북쪽 전망.

단아한 능선 따라 아름답고 청량한 전망

정상 가까이에서 본 단아한 모습의 Modjeska Peak.


오늘은 Orange County의 최고봉이면서 동시에 Santa Ana산맥의 최고봉인 Santiago Peak(5687’)에 인접하고 있는 Modjeska Peak을 찾아간다. Orange County와 Santa Ana산맥의 제2봉이다. Poland 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이곳 Orange County에 정착했던 세익스피어 비극의 유명 여배우 Helena Modjeska(1840~1909)에게 헌정된 산이다. 이름이 산에 부여된 것으로 보면 그 당시 사람들에게 대단한 인기와 흠모를 받은 명배우였나 보다.

LA나 Orange County지역에서 살고있는 우리들이 가장 자주 찾아가는 산들은 주로 San Gabriel산맥에 속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산들의 정상에 올랐을 때 태평양이 있는 방향으로 구름위에 홀로 둥실 떠있는 섬처럼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산이 바로 이 Santiago Peak과 Modjeska Peak이다. Cleveland National Forest에 속하면서, LA의 바로 이웃인 Orange County에 위치한 산이지만, 이 산에 올라본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이 산을 오르는 아름다운 루트인Holy Jim Trailhead에 이르는 마지막 5마일의 비포장도로가 아주 거칠어 High Clearance 차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왕복 20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가 4800’인 만만치 않은 산행으로 왕복 10시간쯤이 걸린다. 그늘진 구간이 더러 있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으니, 마실 물을 충분히 준비하여야 한다.


가는 길

LA에서는 I-5 South로 내려가다가 El Toro Road Exit으로 나가서 El Toro Road North를 따라간다. Cook’s Corner Restaurant을 지나면 길이 좌측의 Santiago Canyon Road와 우측의 Live Oak Canyon Road(S19)로 갈라진다.

우측의 Live Oak Canyon Road를 따라간다. 우측으로 O’Neill Regional Park의 입구 부근에서 좌회전한다. 이제부터 이 길은 Trabuco Canyon Road가 된다. 차의 주행거리계를 0으로 조정한다. Rose Canyon Road를 지나면서 4.4마일 되는 지점에 이르면 물이 흐르는 큰 냇가가 나온다.

다시 주행거리계를 0으로 하고 이를 건너서 바로 왼쪽으로 있는 비포장도로 Trabuco Creek Road로 들어간다. 여기서 시냇물의 좌우 양안을 넘나들며 4.6마일을 들어가면 ‘Holy Jim Trail’의 안내판이 있는 넓은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도로상태가 매우 거칠어 High Clearance 차량을 이용해야한다.

등산코스

주차장에서 북쪽으로 2개의 널찍한 길이 나있다. 그 중 왼쪽으로 굽어지는 길을 따라 등산을 시작한다. 길섶에 Prickly Pear Cactus와 Agave류의 선인장이 크고 무성하게 자라있는 곳을 지나고 몇몇 개성있는 아름다운 숲속의 주택을 지난다.

대략 0.5마일이 되는 지점에 이르면 ‘Holy Jim Trailhead’라는 큰 표지판이 다시한번 나온다. 차도가 끝나고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는 대체로 북쪽으로 완만하게 올라가는 Holy Jim Canyon의 개울을 여러 차례 넘나들며 이어진다. 이 구간의 계곡길에는 Alder, Sycamore, Oak 등의 수목이 울창하고 청량한 그늘도 있다. 길섶에서 때로는 무화과 나무도 볼 수있으며, 도라지를 닮은 줄기에 자주색 꽃이 피는 덩굴식물은 Periwinkle이다.


대략 1.2마일을 지나면 길이 왼쪽으로 바짝 꺾이며 계곡을 벗어나 산기슭으로 올라간다. 꺾이는 곳의 오른쪽에 등산로 안내팻말이 있고 샛길이 있다. 왕복 10분 내외가 소요되는 18’ 낙차의 Holy Jim폭포로 가는 짧은 길이나, 갈길이 먼 우리는 그냥 직진이다.

이 계곡과 폭포에 ‘Holy Jim’이란 이름이 붙은 배경이 재미있다. 19세기말에 이 계곡에 양봉으로 살아가는 James T. Smith라는 사나이가 살았단다. 그런데 이 사내의 입이 얼마나 걸었던지, 인근의 사람들이, ‘욕쟁이 짐(Cussin’ Jim), 허풍쟁이 짐(Lyin’ Jim), 꾀죄죄한 짐(Greasy Jim), Salvation Smith’ 등의 별명으로 그를 불렀단다. 당시 지도를 작성하는 공무원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심정에서 이 아름다운 곳에, ‘욕쟁이 짐의 계곡’이라는 말을 차마 붙일 수 없었던지, 아니면 ‘Salvation’이란 별명에서 발상을 했는지, ‘Holy Jim Canyon’ 이라고 지명을 기입해 넣음으로써 일거에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성’과 ‘속’이 실상은 다를 바가 없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지닌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빈곤무지한 욕쟁이 Jim의 ‘속(俗)’에서 풍겨나오는 소탈무애한 ‘성(聖)’을 봤었기에 그랬는지, 그도 아니라면 이 산의 이름인 ‘Santiago’라는 말이 ‘St. James the Apostle’ 의 뜻이라고 하는데 마침 욕쟁이 James의 이름이 이 성인의 이름과 같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이런 이름을 부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이 풍진세상을 나름대로 아름답게 보며 살았던 멋쟁이 공무원이었나 보다.

안내팻말에 ‘Main Divide Rd’라고 가리키는 왼쪽 등산로로 나아간다. 여러 종류의 수목들이 푸르게 우거져 있는 아름다운 오솔길이다. 차츰 고도가 높아지면서 아래로 Holy Jim Canyon과 그리로 드리워지는 산줄기들의 아름답고 청량한 전망이 드러난다. 2마일 지점, 3마일 지점, 4마일 지점을 표시한 팻말이 차례로 나온다.

봄철이라면 길섶에서 여러 야생화들을 보게 된다. Monkey Flower, Whitethorn, Canyon Pea, Sugar Bush, Wild Cucumber, Chaparral Yucca, Peony, Bush Poppy 등이다.

4.5마일지점에서 드디어 Main Divide Road를 만난다. 왼쪽은 Santiago Peak 정상으로 가는 비포장 차도이다. 우리는 차도가 아닌 등산로로 가기 위하여 여기에서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반마일쯤을 간다. 버려진 시멘트 구축물이 있는 지점을 지난다.

곧 ‘Upper Holy Jim Trail’이라는 표지판이 나오고, 그 왼쪽으로 바짝 꺾이는 등산로가 있다. 5마일 지점임을 알리는 팻말이 있으며, 경사가 급한 산기슭을 오르게 된다.

Manzanita, Chamise가 주종인 Chaparral숲이라서 시야가 막히지 않아 전망이 좋다. 첩첩한 산줄기들이 마냥 푸르고, 오른쪽으로는 15번 Freeway도 또렷하게 식별된다. 왼쪽으로는 Santiago Peak의 정상부에 있는 통신 Antenna들이 보인다. 몇 그루 Coulter Pine을 지난다.

약 30분이면 비포장도로인 Main Divide Road를 다시 만난다. 6마일쯤의 지점인데 여기서 부터는 이 차도를 따라 올라간다. 차츰 Santiago Peak정상의 안테나타워들이 가까와 진다. 정상까지 0.4마일 정도가 남았을 즈음에, 길이 왼쪽으로 바짝 꺾이는 지점에 이르는데, 굵은 철봉을 박아 차량의 출입을 막아 놓은 곁길이 오른쪽으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포장도로를 따라 0.4마일을 더 가면 Santiago Peak의 정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른쪽의 차량통행 차단말뚝을 넘어 북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따라간다. 0.3마일을 가서, 오래전에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하얀 자동차를 왼쪽 길섶에서 보게되면,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 이곳에 차로 들어왔다가 더 이상 진퇴가 불가하여 포기한 것 일게다. 그 이후로 차량통행을 막는 철봉말뚝을 세웠는가 보다.

다시 0.3마일의 내리막길을 더 가면 차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대략 50m정도만 더 걸으면, 오른쪽에 산기슭으로 오르는 등산길이 다시 나온다. 0.5마일쯤 이 등산길을 걸으면 다시 차도에 닿게 되고, 이 차도를 따라 끝까지 0.7마일을 가면 Modjeska Peak의 정상(5496’)에 도달한다.

날씨가 좋으면 정상에서 많은 산들을 볼 수 있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Santiago Peak은 물론이고, ‘3성인산(聖人山)’이라고 부르는 Mt. San Gorgonio(11,503’), Mt. San Jacinto(10,834’), Mt. San Antonio(10,064’)를 비롯하여 Mt. San Bernardino, Santa Rosa, Palomar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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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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