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때문에 삶이 체한다
2019-07-16 (화) 07:32:22
은윤선<미술치료 전문가, VA>
한국인의 사회의식 구조적 특성인 체면중시경향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체면이란 권위나 지위를 의식하고 그에 부응하는 외적행동양식을 나타냄으로써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고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체면은 상황이나 관계성에 따라서 실제 마음이나 사실과는 달리 행동하고 자신의 외적 명분을 높이려는 행동과정인데 남들이 보는 나를 중시하면서 자기 자신도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체면은 수치심을 동반하게 된다.
여기서 수치심이 체면과 동반하는 것은 집단주의문화의 특수성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학박사 앨퍼드 교수는 한국인 심리에 관한 연구에서 수치심은 집단중심사회의 한국인이 지니는 특성이고 죄의식은 개인중심사회의 미국인이 지니는 특성이라고 보았다. 또한, 그는 수치심 문화권의 사람들은 부정행위와 같은 것을 저질렀을 때 ‘체면’을 잃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하였다.
수치심은 어떠한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자신이 느끼는 부끄러움과 타인이 알게 돼서 느끼는 부끄러움의 두 가지 양상을 갖는데 특히 외적인 요소와 결부된 타인에게 창피한 부끄러움과 관련이 있다.
외국 청소년과 한국 청소년의 비교사례를 보면 이혼부모에 대한 청소년들의 감정을 알아본 결과 외국 청소년은 부끄러움을 가졌고 한국 청소년은 수치심을 가진다는 결과가 있듯 이러한 한국인의 사고가 외국인과는 현저히 다름을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의 타자 지향성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체면을 중시하고 외적인 부분, 즉 보이는 외모의 부분에 점차 민감해지면서 세계적인 성형대국이라는 치욕적인 명성까지도 얻게 되었다.
여기서 타자 지향성의 특성과 같이 개인이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면 부정적 사건에 직면했을 때 그에 대한 대처 행동을 하는 데 있어 큰 제약을 받게 되거나 역기능적인 잘못된 대처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문제를 경험할 경우 대부분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우울해진다든지 부정적 정서의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특히 수치심 경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부정적 사건 그 자체로서가 아닌 자기 스스로 과도하게 타인을 의식하고 타인의 평가와 판단에 의존함으로써 더욱이 심리적인 고통이 가중되는 것이다.
또한, 체면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할수록 자아 존중감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체면의 고양행위를 통해 자존감을 스스로 높게 보이게 하려는 욕구를 지니게 된다. 한국인의 체면중시 특성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내비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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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윤선<미술치료 전문가,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