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po Chicago 2025-Navy Pier, Chicago-
▶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위한 시도’
미국 중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엑스포 시카고’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1980년에 창설된 아트 시카고는 아트 바젤, 피악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손꼽혔다. 그러나 운영 실패로 2011년 접었다가 이듬 해 ‘엑스포 시카고’로 명명하여 지금까지 미국 내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세계 미술계를 움직이는 메이저급 갤러리들이 눈길을 주지 않으니 마이너의 자리로 내려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에는 리만 머핀, 데이비드 놀란, 마이클 로젠펠드 등 국제적인 블루칩 갤러리들이 다시 참여해서 희망적이라 평가한다. 최근 피악이 아트 바젤에, 엑스포 시카고는 프리즈에 인수되었다.
올해는 프리즈가 지난 몇 년간 ‘프리즈 서울’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화랑협회 및 키아프와 손잡고 한국의 갤러리들을 엑스포 시카고에 대거 참여시켰다. 한국 갤러리들이 보여준 작품은 나름 선전했다. 한국인에겐 이미 진부해진 단색화를 화두로 내어놓은 기획이 관람객들에게 관심을 받았고, 20개 한국 갤러리 부스로 분위기가 격상되어 관람객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 물론 프리즈가 사업 확장으로 엑스포 시카고의 주인이 된 것이 중요한 요인이다.
토니 카르만 엑스포 시카고 대표는 “엑스포 시카고의 오랜 역사에서 한국 갤러리의 참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협력은 의미가 크다. 한국 갤러리들과 협력하며 수준 높은 작품을 선정했고 단색화의 기획도 성공적이었다.”고 평했다.
이번 협업은 키아프 브랜드의 국제화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장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엑스포 시카고 2025’에는 36개국에서 170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한국의 갤러리는 가나아트, 갤러리 조은, 갤러리 그림손, 금산갤러리, 샘터화랑, 선화랑, 표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 등 총 20개다. 한국작가 90명의 작품 300점을 전시했다.
선화랑은 이정지, 곽훈의 대형 추상 회화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고, 표 갤러리는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만 선보였다. 이 외에도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윤향로, 류재하, 채성필 등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전시장에서 한국 단색화의 대표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 ‘우리 Uri: We, Us, Our’ 섹션은 대단한 인기였다.
데뷔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섹션에서 신수의 작품 ‘우리, 민들레’ 등 3점이 필라델피아 박물관 소장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 외 부담없는 가격대의 작품들이 우선적으로 판매됐고 여러 갤러리들이 작가들의 현지 미술관 전시 및 소장 협의를 진행 중이었다.
한국화랑협회 이성훈 회장은 “이번 행사는 이미 아트페어 간의 협업을 통해 상생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엑스포 시카고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미술 유통의 국제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즈는 미국 미술시장의 장악을 위해 뉴욕의 아모리쇼와 엑스포 시카고를 2023년에 인수했다. 미술의 도시 시카고가 엑스포 시카고를 통하여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바란다. 그와 함께 한국 미술계도 이들과 상생 협업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제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
도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