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vid Hockney 25 -Fondation Louis Vuitton, Paris-
▶ ‘살아있는 전설, 데이비드 호크니’
프랑스 파리의 불로뉴 숲 외곽에 자리한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은 데이비드 호크니(b.1937)의 70년 인생을 담은 <데이비드 호크니 25> 전시로 연일 관람객이 넘친다. 전시작품은 1955년부터 오늘날까지 엄선한 400여 점이다. 작가의 소장품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개인 및 기관 소장품까지 총출동했다. 전시의 주제는 삶의 순환과 자연의 흐름이자 호크니 자신의 인생 여정이다. 이 전시는 그의 생애 마지막 전시가 될 수도 있고, 전후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의 작품세계를 보여준 자리가 될 것이다.

호크니 지인들의 초상화.
영국의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호크니는 브래드퍼드 미술대학을 거쳐 런던 왕립예술학교에서 수학했다. 초창기 영국 팝아트의 흐름에 동참했고 인상주의 요소를 담은 작품을 했으며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왕립예술학교에서 학위를 받기 전에 이미 아트 딜러와 계약을 맺으며 런던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른 나이에 성공하여 마흔이 되었을 때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가 1964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사건은 중대한 변환의 기폭제가 됐다.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는 복잡한 구성을 해체하고 대담한 색채와 단순화된 평면을 시도했다. 사진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도 했고, 60개의 캔버스에 걸쳐 가로 길이가 7m가 넘는 웅장한 파노라마 <더 큰 그랜드캐니언>은 대표적인 증거다. 미국적인 색채는 <더 큰 첨벙>에서 표현된다. 이 작품은 경매에서 9천만 달러에 낙찰되어 2018년 당시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를 세운 바 있다.
호크니의 간결한 이중 초상화 시리즈는 차가운 양식화와 해석의 여지를 남긴 구성이다. 이는 단순한 초상을 넘어 심리적 거리와 사회 변화, 전후 시대의 풍요와 개성, 스타일의 전환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명작으로 평가 받는다. “얼굴은 가장 인상적인 대상이다. 이는 타인의 내면으로 통하는 관문이며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하는 호크니의 독보적인 초상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는 어떤 예술가보다 뛰어난 드로잉 실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그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시도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번 회고전에서 선보인 상당수의 작품은 최신 기술을 향한 호크니의 집요한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아이폰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태블릿을 통해 훨씬 더 빠르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그림을 그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호크니는 노르망디의 목가적 경관에 푹 빠져 있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의 시기에 그의 아이패드는 지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매개체였다. 그는 노르망디의 나날들을 기록한 디지털 연작 220점을 남겼다. <2020년을 위한 220>이라는 작품이다.
호크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의 그림은 그의 인생이다. 이 전시는 호크니가 예술을 통해 얼마나 진실되게 자신을 드러냈는지 보여준다. 그는 “이번 전시는 내가 지금까지 가졌던 전시 중 가장 큰 규모이고, 중요한 작품들이 모두 나와 내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 큐레이터는 루이비통재단의 예술감독인 수잔 파게가 맡았고 노먼 로젠탈 경이 객원으로 참여했다. 큐레이터인 수잔 파게가 말했다. “이 전시는 호크니가 전통과 현대성, 그림과 새로운 기술을 포용하여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을 재창조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줍니다.” 라고.
이 전시는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열리는 전시 중 가장 화제가 되었다. 호크니의 친구인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비통 재단은 올해 25주년을 맞이했다. 건물만으로도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재단 설립 25주년 기념 호크니 회고전은 8월 31일에 마감된다. 많은 이들이 관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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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