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건물 보수 비용 관련 사기 드러나지 않는 한” 조건 걸어
▶ 연준 건물 보수비 논란 향배 주목…민주 의원 “해임 구실 삼기 명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할지에 대해 연준 건물 보수 비용과 관련한 '사기'가 드러나지 않는 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레인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파월 의장 해임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한 뒤 "그러나 그가 (연준 건물 보수를 둘러싼) 사기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아니다"며 "우리는 어떤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연준이 파월 의장 재임 중 건물을 보수하면서 옥상 정원과 인공 폭포, 귀빈(VIP)용 엘리베이터, 대리석 장식 등을 설치한 탓에 공사 비용이 초기 계획보다 7억달러 늘어난 25억달러(약 3조5천억원)나 들었다는 것이 백악관과 공화당 일각의 주장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건물 보수 비용에 대해 "25억 달러, 27억 달러의 보수 비용에 사기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떻게 (건물 보수에) 27억 달러를 쓰는가. 그리고 그(파월)는 적절한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있는 파월 의장에 대해 이날도 "형편없는 연준 의장"이라고 칭하면서 "그가 해야 할 일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때인 2017년 대면한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연준의장[로이터]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연준 의장 해임설에 따른 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동시에 법적으로 논쟁 소지가 큰 해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음으로써 오는 29∼30일 기준금리를 논의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도록 압박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건물 보수 비용을 구실 삼아 결국 파월 의장을 해임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갑자기 연준 건물 보수 비용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파월 의장 해임의 구실로 삼기 위함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준 의장직을 맡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언론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대해 "고려중인 사람 중 한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