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번엔 크루즈 의원…캐버노 편들었다가 식당서 시위대에 봉변

2018-09-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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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식당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 반대 시위대에 거친 항의를 받다가 쫓겨나다시피 자리를 떴다.

25일 CNN과 유튜브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과 부인 헤이디는 전날 저녁 워싱턴DC 의사당 인근의 이탈리아 식당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의사당 주변에서 성폭행 미수 의혹이 불거진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반대 시위가 들끓은 직후였다.


예약석을 찾아가던 크루즈 의원은 시위대원과 맞닥뜨렸다.

한 여성이 크루즈 의원을 노려보며 "오늘 밤 캐버노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난 지역구민이다. 당신은 캐버노와 가까운 친구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투표할 거냐. 당신은 성폭행 피해자들의 주장을 믿느냐"라고 따지듯 물었다.

주변에는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우리는 피해자들을 믿는다"는 구호를 외쳐댔다.

한 시위대원이 "세 명이나 캐버노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캐버노에게 이걸 말해줄 의향은 없느냐. 당신의 입장을 말해줄 용의는"이라고 계속 다그치자, 크루즈 의원은 당황한 듯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크루즈 의원은 성폭행 미수 의혹이 불거지기 전 캐버노 지명자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연방법원 판사 중 한 명"이라며 적극적 지지를 당부한 바 있다.

크루즈 의원이 봉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구인 텍사스에서 그를 맹추격하는 민주당 후보 베토 오루케는 트위터에 "강압 때문에 크루즈 의원이 식당을 떠났다고 한다. 크루즈와 가족은 정중하게 대우받았어야 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크루즈 의원은 2016년 미 대선 공화당 경선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했다. 경선 과정의 앙금 탓에 트럼프 대통령과는 견원지간으로 통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각료와 보좌진은 이민 정책에 대한 항의로 식당에서 여러 차례 수난을 당했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아동 격리 정책으로 한참 여론이 악화했을 때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에게서 '수치'라고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간 바 있다.

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버지니아 렉싱턴 레스토랑에서 나가달라는 주인의 요구를 받았으며, 스콧 프루잇 전 환경청장도 사임하기 직전 식당에 앉아있다가 한 고객으로부터 면전에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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