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흥씨 변호인 밝혀
▶ 모친과 회견 석방 호소
▶ “학업 마치게 해달라”
“아들이 무사히 돌아와 학업을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국을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이민 당국에 억류된 영주권자 김태흥(40)씨의 모친이 아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이같이 호소했다.
김씨의 모친 샤론 이씨는 지난달 31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NAKASEC)와 함께 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구금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심정에 대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며칠 동안 밥이 안 넘어간다”며 “진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구금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작은아들(김씨의 동생)에게서 “형이 (공항에서) 이민국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였다면서 “그쪽(당국)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씨는 다섯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에 와 지금까지 35년 넘게 살면서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명문 주립대로 꼽히는 텍사스 A&M 대학 박사과정에서 라임병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씨 측에 따르면 그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순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가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영문도 모른 채 억류됐다고 한다.
김씨의 어머니는 “우리 태흥이가 학교를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빨리 나와서 지금 하던 공부를 다 마치고, 또 사회에 나와서 어려운 사람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엄마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씨를 지원하는 단체 미교협이 마련한 자리로, 김씨의 현지 변호인 2명도 함께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주일 넘게 구금돼 있다가 최근 애리조나주에 있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로 이송됐으며, 김씨가 이 시설에 도착한 이후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김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억류돼 있을 당시 정식 수용시설이 아닌 곳에 머무르면서 창문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조사받아 낮에 햇빛도 보지 못하고 밤에는 침대도 없이 의자에서 잠을 자야 하는 등 인권을 유린당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구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김씨가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교협은 그동안 김씨의 석방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낸시 펠로시(민주) 연방하원의원과 텍사스를 지역구로 둔 마이클 매콜(공화) 연방하원의원, 한국계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과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상원의원 등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