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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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동성결혼 금지는 비헌법적”

2014-01-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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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의 마크 헤링 버지니아 검찰총장이 남부지역 검찰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찬성하고 나섰다.
헤링 검찰총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버지니아주가 동성결혼을 금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면서 “동성 결혼 금지에 반대하는 싸움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선거에 당선돼 최근 검찰총장이 된 헤링은 버지니아 주의 동성결혼 금지에 반대해 소송하는 동성 결혼자들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헤링 검찰총장은 “철저한 법 분석후 버지니아가 동성간 결혼을 금하는 것은 수정헌법 14조항에 위반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결혼은 기본적인 권리이고 동성간의 결혼 금지는 불법적으로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워싱턴 DC와 17개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 주들은 모두 동북부에 있다.
남북전쟁 때 남군에 소속된 어떤 주도 동성간 결혼을 찬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버지니아 검찰총장의 법해석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법리해석은 최근 연방판사가 유타와 오클라호마의 동성결혼금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한 뒤 나왔기 때문에 파장이 더욱 크다.
헤링 검찰총장의 입장에 대해 버지니아 주민들의 의견은 둘로 나눠졌다.
동성결혼 금지에 반대하는 탐 셔틀워스 씨는 “그의 입장은 우리들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게 하는 인권에 기초하고 있다”며 헤링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버지니아 출신의 미국인이라는 것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측인 보수성향의 버지니아 가족 재단은 “실망스럽고 놀랍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윌리엄 하웰 버지니아 주하원 의장은 헤링의 입장은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했다.
하웰의장은 “검찰총장은 버지니아주 헌법을 실시하고 지킬 의무를 가진다”면서 “이 의무는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헤링 검찰총장의 이번 발언은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민주당이 주지사, 부지사, 검찰총장에 이어 주상원 마저 모두 장악한 뒤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앞으로 버지니아주가 어떻게 바뀔지가 주목된다.
한편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취임식 날 행정명령을 통해 동성애자인 버지니아 주공무원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버지니아 주민들은 2006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동성애 결혼 금지에 대해 57%가 찬성하고 43%가 반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퀴니피액 대학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50%가 동성애 결혼에 찬성하고 43%가 반대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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