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최현정 l 산다는 것
2012-06-05 (화) 12:00:00
아는 분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특별한 이유없이 한동안 뵙지 못했는데 그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서운한 마음을 느끼며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장례식 순서지에는 천국 환송식이라고 적혀 있었다. 환송식이라면 공항 같은 데애서 제법 유명한 사람을 나름대로 요란스럽게 보내드리는 식 같아서 웬지 어색했다. 왜냐하면 환송식장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매우 차분하고 침울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식이 점차 진행되면서 슬퍼하는 친지들의 울먹이는 소리로 장례식장 안은 침통한 분위기로 가득찼다. 이윽고 고인의 약력을 발표하는 시간이 되었다. 6. 25 동란중에 이북땅에서 부산까지 피난길에 오르는가 하면 서독 간호원으로 외화벌이에 나섰다가 미국땅까지 옮겨온 돌아가신 분의 발자취가 소개되었다. 마치 지나간 반세기 이상에 걸친 근대한국사의 일부를 보는 심정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한국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는데 어려운 시대를 살어온 그 분에게 한조각의 경의라도 표해야 될 것 같았다.
조사가 이어졌는데 다름아닌 돌아가신 분의 아들이 직접 조사를 해 주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의 조사인지라 좀더 귀를 귀울여 보았다. 조사를 들으면서 돌아가신 분은 그래도 행복한 분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어머니는 사막같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 속에서도 아주 특별한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바라보게 하신 분이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나자신이 그 분처럼 내 삶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지를 알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돌아가신 그 분은 앞만 보며 뛰면서 사신 분이었다. 열심히 노래하고 선교하며 평생의 좋은 우정도 쌓으며 주위사람들을 돌보며 멋지게 사셨다. 너무 짧은 삶이었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장례식장을 나오며 다시금 떠오르는 생각은 감사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즐겁게 살아도 우리의 삶은 그다지 길지 않구나라는 것이었다. 화이팅을 외치며 최선을 다하고 감사하며 보람된 오늘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