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려, 경례!” ”수고하시...” “수고하셔...” 푸하하하!!! 학생들 모두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한바탕 크게 웃는다. 우리는 두세 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단어의 발음을 연습하고 다시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인사를 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우렁찬 목소리로 모두들 자신 있게.
한국어 기초반 수업의 마지막 풍경이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을 배우고 몇 주째 끝날 때마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는 ‘ㅅ’이 연이어 있는 이 발음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완벽하지 못한 발음에 함께 웃으며 배워 간다.
한국인 아이를 입양한 미국인 부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흑인 남성, 한국 가요를 좋아하는 중국인 대학생, 삼계탕과 설렁탕을 좋아하는 중국인 식품 과학자, 한국인 여자 친구를 둔 중국인 소프트웨어 개발가,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좀더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어하는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서로 다른 배경과 동기를 갖고 한국 학교에 왔지만,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그들의 열정은 우리의 수업을 활기차게 만든다.
어제는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을 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종합해서 자기 나름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이다. 핸드폰에 저장해 둔 가족 사진을 이용해서, 노트북에 담긴 다양한 한국 음식과 한국 친구들 사진을 이용해서, 프린트해온 유명인들의 대형 사진을 이용해서, 각자 이번 학기에 배운 표현들을 발표하며 마음껏 자기 실력을 뽐냈다. 물론 우스꽝스러운 실수들이 연발했고, 그래서 우리는 책상을 쳐가며 크게 웃었다.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부드러운 피드백이 뒤따랐고, “잘했어요!”라는 칭찬의 말과 함께 큰 박수로 마무리되었다.
내가 이 지구별에 온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내가 가진 것으로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행복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나 또한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니 더없이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