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진 l 하늘

2012-05-2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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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렇게 얘기했다. 경치가 좋아지고 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하면 늙어가는 거 라고. 요즘 들어 부쩍 하늘을 보는 날이 많아졌다. 설거지를 하면서 창 너머 보이는 우리 집 뒷 마당의 얌전한 하늘, 운전하다 신호 대기에 서 있을 때 눈부시게 아름다와 두근거림으로 보게 되는 그 희망적인 하늘, 교회 주차장 에서 예배를 드리려 성전을 향할 때 내 머리 위로 가까이 내려 오는 친근하고 포근한 하늘,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온통 그리움을 담고 있는 늦가을의 한국을 닮은 추억 빛 하늘…

하늘은 참 많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꾸만 하늘을 보라고 한다. 이 세상 살아 가면서 만나게 될 크고 작은 광풍 속에서 견딜 힘과 이길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땅에 속해있지 않는 그 하늘이 매일매일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위로와 격려를 준다. 친근하게 , 포근하게, 희망차게 때로는 행복해지는 모습으로…

2년 전 여름 멕시코 선교에서의 새벽 하늘을 잊을 수가 없다. 고요하고 평화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마을에 아이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던 그 곳의 하늘, 동틀 무렵 크고 넓게 펼쳐져 온 세상을 거대한 품 안에 품는 듯 했던 그 하늘, 손을 뻗으면 손 끝에 닿을 것 같이, 장엄하게 세상 위로 내려왔던 아름다운 그 하늘에서 나는 하나님을 눈으로 보는 듯했다.


평화로왔던 Rancho Santa Marta의 새벽 하늘은 그 모습이 시간대 대로 또렷하게 달라졌다. 그로 인해 변해가는 동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관 이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하늘의 모습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기엔 하나님의 그 광대함을 제한하여 말 하는 것 같아 감히 표현할 수 없다. 평생 잊지 못할 모습으로 내게 추억 될 것이다.

이렇듯 하늘은 세상의 모습을 변화 시킨다. 우리도 땅의 것 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하늘을 바라보며 좀 더 크게 보고 또한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하늘이 주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각자 하늘 닮은 모습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사는 이 곳에 위로와 격려와 포근함과 희망참이 많아질 테니까. 늙어감이 자연과 친해지는 것이라면 늙는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의미가 들어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동의 기운이 오래도록 지속되어 두고두고 행복할 그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눈이 부시게 푸른 우리 동네 하늘을 감사함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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