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전신영 ㅣ 중진국의 함정에 놓인 인도네시아의 농부들

2012-04-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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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 규모가 큰 나라이다.두 달 전 세계 은행에서는 ‘중국 2030’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중진국의 함정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는데, 중국도 중국이지만 인도네시아도 중진국의 함정이라는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중진국의 함정이란 개발도상국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고소득 국가의 높은 기술력 및 자본력이나 저소득 국가의 값싼 노동력에 밀려,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이 저하하는 중진국들의 경제 성장 정체 현상을 일컫는 새로운 용어이다. 각국 경제가 상호 의존하면서 세계 경제 지도에서 비교우위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진국가들은 고속 성장 후에도 빈곤의 문제를 완전히 퇴치하지 못한데다가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어 여러 가지 골치거리를 안고 있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도 경제 인구의 절반인 농업 인구가 국가 총생산량의 십분의 일 정도의 몫으로 생활한다. 때문에 소규모 농지를 경작하는 자작농, 소작농, 자작겸소작농들은 농외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정도이다. 하지만 그들을 위한 노동집약산업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 보장된 수입 없이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자바 섬에는 절반 정도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한다. 이들 중 삼분지 일은 0.5 핵타르도 안되는 작은 경지로 네 식구 생계를 연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부들은 0.1 혹은 그보다 작은 경지로 가까스로 생활하고 있는 형편이다. 자카르타와 같은 대소시는 서울을 방불케 하는 고층빌딩이 즐비하지만, 이를 지어내는 공사 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들,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튀김 하나에 십원하는 노점상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 중에는 농사일만으로는 자녀들의 교육을 뒷받침할 수 없어 도시에 와서 돈을 벌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세계 인구의 삼분의 이는 중진국가에서 살고 있다. 빈곤이나 불평등의 문제, 성장이나 분배의 문제, 도시와 농촌의 문제는 물론 앞으로 닥칠 문제 등 여기에서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인도네시아와는 20세기 중후반 독재 정권 하에서 경제 성장을 했다는 것 외에도 1997년 경제 위기를 함께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우리 나라도, 국내 자원의 고갈 및 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관계 확립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농지에 대한 투자는 예전 보다 확실히 눈에 띄게 증가하였고 각종 분야의 기업 및 민간 투자도 꽤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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