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자유주의와 숭례문

2008-02-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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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우정공무원)

지난 주 줄곧 신문지상이나 TV 화면에 비친 숭례문은 폭격맞은 듯 처참하고 앙상한 뼈대 잔해들만 남아 유구한 우리 민족의 자랑이면서 얼과 회한 많은 삶의 숨소리가 스며든 표상이었음을 생각하니 더욱 비통한 마음이 든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참담한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과거 국경일이나 경축일에 일반에게 공개하던 문화재를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2005년 전격적으로 일반 공개(개방)를 단행, 저녁이면 노숙자 10여명이 점거하면서 라면까지 끓여 먹고 담배를 피우는 등 난장판 같았는데 후임 시장(오세훈)마저도 관리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액운을 불러들였다. 그 책임들을 어떻게 면할 것인가!


자유방임주의의 입장에서 자유주의적 경제학을 주장, 자유무역 신봉자로 국부론을 저술한 영국의 아담스미스는 산업혁명 후 선진국 영국의 발전을 가속 유지하기 위해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역설했다. 그 후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 그리고 시장의 절대적인 역할을 맹신해 온 한국 등 중진국의 경제정책 입안자나 보수층은 15세기 말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지동설을 당시 교회와 마찰을 우려해 부정하듯 보호무역주의를 구시대적 산물로 치부해 버렸다.

이에 대해 세계 경제학계에서 촉망받고 있는 현 영국 케임브릿지대학 경제학 교수(장하준)은 신자유주의가 글로벌 선진국들의 위상이고 위선이다 라는 그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과거 자국이 부강해지는 과정에서 금과옥조처럼 원용하던 각종 보호무역정책은 뒤따라오는 중진국들에게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속이면서 시장 중심의 자유주의 무역이 최상 방법이라고 주장, 온갖 분야에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
이다.

이러한 압력은 동맹이니 혈맹이니 등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글로벌 세계화의 국가가 되려면 각종 규제를 풀고 완전 개방하여 선진국들의 제품들을 자유롭게 수입하도록 요구하는 것 등은 신자유주의의 함정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장교수는 대처방안으로 시장의 기능과 기업활동에 정부의 일정 부분 통제와 제도적 견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다만 선진국들과 수평적 반열에 올라서기까지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개방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옳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선진국들은 자국의 입장을 위해 중진국들의 발전을 막아서는 ‘역사적 위선자’라고 질타한다.

독일을 비롯 일부 선진국은 사양길에 들어선 신자유주의 폐단을 예견하면서 보호주의로 회귀하는데 한국의 새 정부로 들어설 이명박 당선자는 외곬수로 신자유주의를 공언하면서 각종 규제(대외)를 풀고 개방을 서두르겠다는 것을 볼 때 제 2, 제 3의 숭례문 사건과 같은 국가 재난이나 재해가 염려되니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정책 수립에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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