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트레이시의 유작 ‘초대받지 않은 손님’. 왼쪽은 캐서린 헵번.
조커역의 히스 레저를 부각시킨 ‘암흑의 기사’포스터.
자신의 마지막 영화 개봉전 타계
히스 레저 급서 계기로 본다
지난달 22일 뉴욕의 자기 아파트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급사한 히스 레저(28)의 유작 ‘암흑의 기사’(The Dark Knight)의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WB)는 현재 마케팅과 선전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WB의 고민은 영화의 무게가 배트맨보다 레저가 맡은 조커 역에 치중돼 있기 때문. WB는 영화의 포스터도 조커의 얼굴을 크게 부각시켜 만들었는데 레저 사후에도 계속 조커를 선전에 앞장세울 것이냐는 문제로 고심 중이다. 잘못했다가는 죽은 사람의 이름을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WB는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해온 선전 전략을 대폭 수정치는 않지만 보다 기술적으로 민감하게 한다는 방법을 숙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활한 ‘배트맨’ 시리즈의 제2편인 ‘암흑의 기사’는 오는 7월18일에 개봉된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완성돼 개봉되기 전 스타들이 사망한 경우는 할리웃 초창기부터 있어 왔다. 다음은 그런 경우 중 대표적인 사례를 USA 투데이가 고른 것이다.
▲루돌프 발렌티노-무성영화의 미남 수퍼스타인 발렌티노는 1926년 유작 ‘족장의 아들’(Son of the Sheik)이 미 대도시에서 제한 개봉된 직후 31세에 위궤양과 패혈증으로 사망, 전 미국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을 이용해 제작사인 UA는 즉시 영화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개봉, 빅히트를 했다.
▲제임스 딘-1955년 24세로 북가주에서 차사고로 사망했을 때 그의 두 영화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과 ‘자이언트’(Giant)는 모두 미개봉 상태. ‘이유 없는 반항’은 딘 사후 1개월 그리고 ‘자이언트‘는 14개월이 지나 개봉됐다.
▲캐롤 롬바드-클라크 게이블의 부인이었던 롬바드는 1942년 32세 때 비행기 사고로 사망. 그녀의 유작은 히틀러 풍자 코미디 ‘살 것이냐 죽을 것이냐’(To Be or Not to Be)로 사망 2개월 후 개봉됐으나 흥행서 실패.
▲클라크 게이블-1960년 현대판 웨스턴 ‘미스피츠’(The Misfits)의 고된 촬영을 마친지 얼마 안 돼 59세로 심장마비로 사망. 이 영화는 흥행서 실패했으나 지금은 고전 걸작으로 꼽힌다. 마릴린 몬로의 마지막 완성된 영화이기도 하다.
▲게리 쿠퍼-1961년 60세에 전립선암으로 사망. 유작으로 데보라 카와 공연한 영국산 미스터리 영화 ‘벌거벗은 날’(The Naked Edge)은 흥행서 실패했다.
▲스펜서 트레이시-1967년 ‘초대받지 않은 손님’(Guess Who’s Coming to Dinner) 촬영종료 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향년 67세. 이 영화는 그의 사망 6개월 뒤 개봉돼 빅 히트.
▲피터 핀치-1977년 주연한 ‘네트웍’(Network)이 개봉돼 상영 중일 때 심장마비로 64세로 사망. 그는 사후 오스카 주연상을 탔는데 이는 오스카 사상 초유의 일.
▲브루스 리-1973년 32세로 뇌부종으로 사망. 사망 1개월 뒤 ‘용쟁호투’(Enter the Dragon)가 개봉돼 빅 히트.
영화를 찍던 중에 사망한 스타들도 있다.
▲브랜던 리-브루스 리의 아들로 1993년 ‘까마귀’(Crow)의 촬영이 끝나갈 무렵, 결함 있는 소도구용 총에 맞아 24세로 사망. 영화는 그의 사후에 개봉됐다.
▲나탈리 우드-1981년 43세 때 공상과학 스릴러 ‘브레인스톰’(Brainstorm)을 찍던 중 익사. 영화는 사후 2년 뒤 개봉됐으나 흥행 실패.
▲타이론 파워-절세 미남 파워는 1958년 ‘솔로몬과 시바’(Solomon and Sheba)에서의 칼싸움 장면 촬영 중 사망. 44세. 스튜디오는 율 브린너를 고용, 영화를 새로 찍었다. 시바로는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나온다.
▲마릴린 몬로-1962년 ‘무언가 줘야 해’(Something’s Got to Give) 촬영 중 36세로 사망. 폭스는 영화 제작을 포기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