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눔과 기부의 문화

2005-09-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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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김종한 /동포재단 이사장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부와 모금을 뺀다면 참 멋없는 사회일 것이다. 있는 자가 없는 자를 돕고 좋은 목적을 위해 힘을 합하여 성사시키려는 노력은 참으로 아름다운것이다.
헌신하고 나누는 여유는 훈훈한 정감과 삶의 보람을 보태어 준다
그렇기는 해도 아무 단체나 기부하라고 덤비고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설치는데는 참 딱하다. 운영비도 없는 단체가 성금을 거둬 모임 비용에 써버리는 예가 많다. 주말이면 좋은 명칭의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리는 데 일단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그 행사마다 소기의 목적을 과연 달성하고 있을까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렇다고 참여하라는 행사들을 외면하면 말을 듣는다.
우리 민족은 체면을 중시한다. 성금도 적게 기부하면 스타일이 구겨진단다. 반면 충분히 감당할 만한 분이 외면하는 것도 얄밉다.
참여 의식이 부족한 우리 민족은 이해 관계에 민감하고 말로만 이웃 사랑이다. 대형화하는 금융계나 자동차업계 등 기업들은 동포들의 호주머니 덕으로 번창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에 는 인색하다.
참여하는 풍토와 십시일반으로 보태는 정신이 아쉽다.
한인사회는 유산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할 때가 되었다. 정신적 유산으로 민족교육과 신앙이 있다면 물질적 유산은 기업의 계승과 사업, 부동산이 있다. 하지만 법적 문서적 대비가 없어서 엄청난 유산세에 허덕이거나 형제간이 유산 문제로 갈라지는 일을 많이 본다.
1세들은 교회에 열심이고 믿음이 좋아도 자식들은 도무지 교회에 나가지도 아니하는 집안이 얼마나 많은가?
한인 교회의 후계자가 없고, 오랜 단체 건물의 주인이 없어 폐허가 되는 현상이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과감히 용단을 내려 인계시키고 기부하여 후세들에게 무엇인가 좋은 유산을 계승시키려는 운동이 있어야겠다.
김종한 /동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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