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로 닮는 사이

2005-09-01 (목) 12:00:00
크게 작게

▶ 여론마당

▶ 김종한 /리치몬드


심리학자 자이언스에 의하면 사람이 상대방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투를 자기도 모르게 모방하게 된다고 한다.
관련 조사를 위해 그는 실제 부부인 사람들의 사진과 나이는 비슷하지만 낯선 사람들의 사진을 섞어 놓고 서로 얼마나 닮았는 지를 사람들에게 평가하게 했다. 사람들은 부부의 얼굴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이 닮았다고 평가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편이나 아내가 짓는 표정을 따라하다 보니 부부의 얼굴이 서로 닮아진 것이다.
이 논리가 맞는다면 금실이 좋을수록 부부의 얼굴은 서로 더 많이 닮을 것이다. 자이언스가 측정을 했더니 부부의 얼굴이 서로 닮을수록 그 부부의 행복도는 높았다. 오래 같이 살면 부부의 얼굴이 서로 닮는다는 말이나 금실이 좋은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은 그래서 맞다.
살면서 우리는 누군가를 닮아간다. 그 대상이 좋아하는 연속극의 배우일 수도 있고 자신이 믿는 종교의 신일 수도 있다.
그 대상이 누구이건 우리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어떤 사람을 닮아간다. 그래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읽고 무엇을 듣고 누구와 사귀는 가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누군가를 닮아가는 것처럼, 누군가 우리를 보고 따라한다. 사과는 나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미국 속담은 부모와 완전히 동떨어진 자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닮은 자식이 나온다는 말이다. 항상은 아니지만 자식을 보면 그 부모의 모습이 비춰진다.
이제 가을이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친절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에게 미소짓는 그런 행복한 가을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웃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먼저 웃어야 할 것이다. 하품이 전염되듯이 웃음도 전염되니까.
김종한 /리치몬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