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제 10년 후 또

2005-07-10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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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문 <알렉산드리아, VA>

집이 없었다
집이 없음은 나로 하여금
많은 번뇌와 명상의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삶은 어차피
각 개인의
집을 짓기 위한 삶일 텐데
집 없이 되돌아 온 진주를 보면서

어쩌면 지금까지
나의 집을 완성하지 못한 채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내 모습을 보았고


잃어버린
나의 순수한
마음에 대한 아픔이
제일 큰 고통 이었다

누구나가
자기 마음의
영혼 안식에
집이 있을 텐데

나는 아직도 내 영혼을
편히 쉬어갈 곳
사람 고향이 없음에
나는 슬픔을 보았는지 모른다

그래 집은 많다
그러나 그 집속에 있어야 할
사람과
사물은 선별되어야 한다는 것

고르는 수순은
본능이든 직감이든 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던
이전 세계부터 짝 지워진 운명임을

지구가 태양을
사모하여 자전하듯이

달이 지구를
애모하여 공전하듯이


무질서처럼 보이는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대 법칙 안에

나의
행과 언은
미세한 미립자에
불과 할지라도

나는
한사람에게
고통과 아픔을 주었다는
자각 속에서

나는 우주 속에서
생멸의 흥망의
법칙에 의해
합당한 벌이 있음을 안다

그래
신이 창조한 피조물이던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든 간에
집이 없음은 불행한 일

그래서
나는
진주를 진주의 집이
있는 곳으로 보낸다

그리고
나는 심연의
바다 속에서
꿈을 꾼다

천년 진주의
신비한 모습의 집속에
내 영혼을 잠시라도
편히 쉬어 갈 수 있기를
윌리엄 문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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