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기 평통 북미주 지역 협의회가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뉴저지의 매리옷 호텔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각처에서 모인 약 600명의 평통위원들과 함께 최초로 시도된 세계적인 화상 회의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이번 회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내 16개 회의장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호주 등 9개 해외 회의장을 직접 연결하여 실시한 화상 회의였기 때문에 다소 기술적인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나 그런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번 화상 회의는 첫째 한국이 IT분야 강국임을 기술로 입증하였고 두 번째로 과거 체육관에서 거행하던 행사를 과감하게 탈퇴하여 쾌적하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고급 호텔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된다.
국내외를 통틀어 1만7,193명의 평통위원 중 약 65%가 신임 위원으로 물갈이되었기 때문에 많은 위원들이 생소한 얼굴이라 어디에서 온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촌극이 벌어졌으며 많은 기대와 아울러 자조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해야할 몇 가지 사항을 이야기하려 한다.
우선 먼저 12기 평통의 장점은 첫째 소수 정예를 목표로 하였으며 여성 비율을 30%선으로 유지하고 전체의 65%를 새로운 인물로 충당한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인선이었다는 점이다.
둘째, 인터넷을 이용한 자기 추천제를 실시했으며 셋째, 많은 참신한 인재와 획기적인 인사 교체, 즉 전 세계 234개 지부 협회 중 116개 지부장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고 90%이사의 북미주 지부장이 50대로 세대교체 되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이면에 많은 문제점과 개선점도 곳곳에 산재함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먼저 평통위원 인선과정에서 지역적 특성과 인구, 통일 관련 전문지식과 사회적 인지도 등을 완전 무시한 인위적이고 산술적인 측면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었기에 전문성과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인사가 되지 못하였다.
또 여성과 차세대(젊은 세대)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개중에는 역량이 부족한 인사들이 많이 발탁되어 이들이 과연 평통 조직과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어떻게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지 염려되는 마음이다. 매년 서울에서 실시하던 총회를 북미의 한쪽 끝에서 개최함으로써 많은 시간과 경비를 낭비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회의의 또 하나 특징은 북미주 부의장 제도를 신설하여 뉴욕 출신인 모씨를 부의장으로 임명하였는데 이는 엄격히 말하면 옥상옥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그가 어떠한 절차를 거쳐 어떻게 임명되었으며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어떤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 본인은 물론 한국에서 출장 온 해외 담당관마저도 그 자리에 모인 대부분의 위원들에게 속 시원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주 의제를 가지고 주 유엔 최영진 대사와 제임스 필리 전 주한 미대사의 강연도 있었다.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민주 평통”이 통일을 맞이하는 민주 평통이 되기까지에는 많은 노력과 희생이 따라야 하며 그에 수반한 인적, 제도적 개선과 발전이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본국 평통 사무처가 구상하고 있는 남, 북한 나눔 공동체와 평통의 발전과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일 아마추어들만이 아니고 통일에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인사 및 일반 국민 대중과 범 동포적인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하여 생각하고 고심하는 단체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박건우/한미 평화협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