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굿스푼, 이웃사랑 일년

2005-07-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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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고

▶ 이화종 / 굿스푼선교회 이사

처음부터 참여하던 모두가 크리스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 안의 인물이나 지명 등으로 모임의 이름을 정하지 않았던 것은 문을 활짝 열어놓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도움을 주고 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2004년 4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차별없이 돕는다는 설립 목적에 따라 굿스푼은 그 첫번째 도움의 손길을 라티노 노동자들에게 펼치기 시작했다. 매일 우리가 일하거나 사는 가까운 곳에서 보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먹은 것은 당연히 그들이 우리의 이웃이었고, 또 고국을 떠나 타향살이를 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린 배를 참으며, 일거리를 기다리는 거리의 남미 노동자들에게 일과 식사 못지 않게 중요한 다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점점 더 알게 되었다.
일부 고용주들이 남미계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기에 형성된 불신은 가장 걱정스런 문제였다. 그들의 항의와 불평을 들으며, 굿스푼은 위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제일 먼저 전해야 했다. 그들과 함께 축구 시합을 했고, 피크닉을 갔으며, 그들의 말을 듣기 위해 늘 귀를 열어놓고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필요한 도움만 받으면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던 그들이 요즘은 큰 일이 없어도 찾아와 자신들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작은 힘이나마 굿스푼을 도우려 하니 그간의 노력들이 서서히 결실을 맺는 것 같아 기쁘기만 하다.
한편, 가족들을 떠나 타국에서 혼자 사는 젊은 남성들에게 찾아오는 유혹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술과 마약, 도박은 물론이고, 근래에는 남미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매춘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관계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들이 퍼지고 있고, 에이즈까지 조심해야 할 형편이다. 굿스푼은 유혹을 이길 한 방법으로 그들에게 성경 말씀을 늘 전해왔다. 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영의 양식을 공급함으로써, 그들을 그러한 유혹으로부터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장의 하루 벌이 단순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그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주는 것은 굿스푼의 장기적인 사업 목표 중의 하나이다. 장래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면 자립하여 더 나은 삶을 가지게 될 것을 굳게 믿는다. 장기적으로 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단독 건물을 확보하고, 직업 분야별 전문 인력을 확보하여 직업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식사를 할 때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숟가락은 늘 사람들의 입을 통해 칭찬받는 음식에 비하면 눈길도 끌지 못하지만, 밥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설립 일년을 넘긴 굿스푼은 이름 그대로 좋은 숟가락의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오늘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갈 것이다.
이화종 / 굿스푼선교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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