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한 문전박대
2005-06-30 (목) 12:00:00
방을 세놓는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찾아가 방을 보고 한달 후 방이 비면 다시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며칠 전 전화를 했더니 한인인 주인 여자가 “여자만 구한다”며 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 목소리는 특이해서 한번 들은 사람은 거의 기억을 한다. 주인 여자도 내 목소리를 기억한 것 같았다. 일하는 남자 종업원을 시켜 대신 전화를 하게 했더니 주인 여자가 이번에는 방을 보러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 집을 찾아갔다.
집 앞에 도착해 남편인 듯한 사람에게 “방 보러 왔다”고 하니 쾌히 들어오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주인 여자가 달려나오더니 “여자만 구한다”며 나를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게 했다.
나는 미국생활을 오래 해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는다. 사실 말끔한 양복차림보다는 작업복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돈이 더 많은 경우가 허다하다. 자동차 부품관련 사업을 하다보니 나는 평소 작업복을 주로 입고, 그런 차림으로 지역구 의원 사무실, 동네 미팅 등 안 가는 데가 없다. 그래도 모두 반겨주고 친하게 지낸다.
같은 한인들끼리 서로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가난해 보인다고 문전박대를 하다니, 씁쓸한 기분이다.
존 김/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