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LA가 다시 축구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 경기장에는 천연잔디가 깔리고, 도심 곳곳에는 팬존이 들어서며, 시민들의 대화 속에도 월드컵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사상 최초 48개국 참가, 3개국 공동 개최라는 역사적 무대이자, 세계가 한 달 동안 하나의 공과 하나의 열정으로 연결되는 시간이다.
그 중심에 LA가 있다. 소파이 스테디엄에서 열릴 8경기, 메모리얼 콜리세움과 도시 전역 10개 공식 팬존에서 이어질 축제는 LA가 왜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인지 다시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의 진짜 의미는 경기장 안의 승패에만 있지 않다. 거리와 광장,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만나 하나의 함성으로 이어지는 공동체의 경험에 있다.
그 점에서 LA 한인사회의 움직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일정에 맞춰 추진되는 대규모 공동 응원전은 단순한 응원 행사가 아니다. LA 한인타운 윌셔가에 위치한 리버티팍과 올림픽 길 서울국제공원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인 응원전은 남가주 한인사회가 함께 모여 정체성과 연대감을 확인하는 문화적 축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거리 응원은 한국인들에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서울 광장을 붉게 물들였던 “대~한민국”의 함성은 단순한 스포츠 응원을 넘어 세대와 지역, 계층을 초월한 집단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그 기억은 더욱 각별하다. 조국을 떠나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지만, 월드컵이 시작되면 국적과 세대를 넘어 같은 응원가를 부르고 같은 긴장과 환호를 공유한다. 그것은 애국주의의 과열이 아니라, 공동의 뿌리와 감정을 확인하는 소중한 문화적 경험이다.
합동응원 준비위원회가 티셔츠와 응원봉을 마련하고, 공연과 경품행사, 안전관리와 행정 절차까지 세심하게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주 후, 경기장 안팎에서 또다시 울려 퍼질 그 함성. “대~한민국!” 그 목소리가 승패를 넘어, 이민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힘과 자부심의 상징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