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정신건강에 관심 가져야

2026-05-08 (금) 12:00:00
크게 작게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 102명의 첫 도착으로 시작된 미주 한인사회 이민역사가 올해로 123주년을 맞았다.

미주 한인사회는 지난 123년 동안 특유의 근면성과 희생으로 눈부신 양적, 경제적 발전을 이뤄냈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정신 건강 악화라는 비싼 대가를 치렀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한인가정상담소(KFAM)의 2025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KFAM의 상담 이용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문제는 불안 및 우울 증상으로 전체의 30% 이상에 달했다. 이어 관계 갈등, 부모-자녀 문제, 트라우마 관련 장애, ADHD 등이 주요 상담 사유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긴장, 일상 속 누적된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신 건강 문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경제 불안과 사회적 고립감이 심리적 취약성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한인 커뮤니티가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라는 이중의 어려움 속에서 정신 건강 문제에 더욱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에 대한 인식 부족과 낙인 역시 여전히 존재,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비스 이용자의 93%가 저소득층으로 집계돼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정신 건강 지원 필요성이 특히 두드러졌다. 성별로는 여성 63%, 남성 37%로 여성 이용자가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성인이 7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성 상담자가 남성 보다 훨씬 많은 것도 주목을 끈다.

‘미국자살방지재단’(AFSP)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 전국 자살건수는 4만8,824건에 달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70만명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KFAM 등 단체들은 개인·부부·가족 상담은 물론 그룹 치료와 정신과 전문의 평가, 약물 치료까지 포함한 다양한 건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이제는 물질 성취도 못지않게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