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 맛
2025-05-20 (화) 08:04:26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얼마 전 오랜만에 고교 동창 몇 명과 모임을 갖고 점심을 같이 했다. 그 자리에서 ChatGPT 로 모임을 주제로 시 한수 지어보라고 하기가 무섭게 우정의 시 하며 한수가 떠올랐다.
제목 우정의 마당
햇빛이 조용히 내려앉는/ 그 평온한 마당에/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웃음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 하나에 알 수 있는 마음/ 서로의 그림자 가까이 품어주는 / 그런 날들을 쌓여왔다/ 어쩌면 세상은 바쁘고 날카롭지만/ 이 마당만은 늘 빠듯해서/ 잠시 앉아 쉬어가는/ 작은 쉼표가 되어준다/ 한 그루 나무처럼/ 서로 기대어 자라는 우리/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여기에 머물자
그리고 글 끝에 이렇게 주를 달고 있었다. (원하시면 이 시를 감성적인 그림과 함께 옆서 스타일로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원하시나요?)
와!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단어 하나하나, 띄어쓰기, 맞춤법, 그리고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범 답안지 같은 이 시를 보다가 갑자기 아주 멋지고 짙은 색 그러나 냄새가 안 나는 플라스틱 조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어느 한 구석 빈틈이 보이든가, 아니면 흘겨볼만한 그 무엇이 있어야 소위 사람 냄새가 날 것이 아닌가?
이러다가는 인간의 의식의 상실이 보편이 되고 상식화 될 것인가? 아니 이러다가는 대통령은 물론이고 모든 물품의 생산도 경제의 흐름도 모두 로봇이 해 버리면 어찌 될 것인가? 인간의 가치는 없어질 것이고, 아니 존재의 이유를 못 찾을 것이고 사는 맛도 없어 질 것이 아닌가? ChatGPT의 세상이 우리 인간의 영역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모법 답안지 같은 이것은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생각이 오늘의 한국으로 날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잘못 발동했다고 탄핵 해고 되었고 6월 3일 새 대통령을 뽑는다. 대통령 후보 그리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총 출동하여 전국을 누비며 유세를 하고 있고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 현상을 보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광풍이 분다, 과열된 패싸움이다, 라고 개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사람냄새를 느낀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들이 쏟아내는 구호인지 정책인지 공약인지 재미도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의 현상에 대해서 세상 재미있다 정도가 아니라 이것이 인간의 본 모습이고 존재의 가치이고 그리고 인간의 정신세계의 진화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탄핵부터 오늘날의 대통령 선거, 오늘의 현상을 사회를 어지럽게 한다고 흘겨보지 말아야 한다. 진화의 과정이라 박수를 보내며 관전을 하든지 몸소 현장에 뛰어 들어도 좋을 듯하다.
이곳 워싱턴에 갈라져 있지만 전면 광고 그 열정 또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소위 우파가 좀 우세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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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