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에서 한 비구니 스님이 출연해 대도 조세형의 아내였다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는 목사가 됐고 다시 도둑질을 하고 감옥소에 갔다.
사람이 그렇게 빠르게 참회가 되고 쉽게 변할 수 있을까? 목사님은 왜 그렇게 쉽게 받아지는 걸까? 깡패 두목들 김태촌이가 그랬고 조양은이가 그랬다. 그들은 모두 목사가 되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며 돌아 다녔다. 나중에는 다시 원래 생활을 하다가 모두가 감옥소에 갔다.
나는 미국에 와서 해마다 새해 다짐을 일기장에 적어 왔다. 나중에 읽어보니, 10년 전이나 40년 전이나 똑 같다. 모두 태워 버렸다. 요즘은 새해 결심이 없다. 해마다 같은 다짐을 했지만 바꾸지 못하고 살아 왔는데, 앞으로 고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본질은 순간의 감정으로 고쳐질 수 없다. 평생을 속죄하고 회개하며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본성이자 성격이다.
하늘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은 되지만, 변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기도회에 다녀와서 ‘거듭 났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수행한 유명한 스님의 법회에 참석을 하고 ‘새롭게 태어났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다. 가능한 말이 될까.
그동안 변한 사람처럼 말했던 적이 많았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던 날도 있었지만, 상황이 바뀌면 여전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만다. 과연 죽기 전에는 진정으로 변화될 수 있을까?
예수의 제자 베드로가 옆에서 그의 행적을 지켜보며 최고의 제자가 되기까지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했다. 인간의 나약함과 죄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나타내는 사건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변덕스러울 것을 이미 알면서도 그들을 제자로 삼았다. 조세형도 도둑질을 하고 회개를 하고 변할 줄 알면서 계속 주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땅끝까지 전파하겠다고 오지에도 선교사를 보내는 결실은 그도 또 다시 변해서 도둑질을 할지언정 지금은 조세형이도 다시 하늘의 품으로 와서 살 것으로 믿는다.
입으로 말하고, 글로 쓰는 것은 진짜가 아니다. 함부로 “변했다"고 말할 수 없다. 행동이 바뀌는 게 진짜다. 행동도 때때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도 많다. 마음이 변하면 결국 행동도 변하고 모습도 변한다. 변화는 끊임없이 조금씩 변할 거다. 변화는 한 순간이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이다. 지금은 비록 완전한 변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변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 정진하다 보면 언젠가는 도달할 것이다.
우리는 회개와 변심의 반복으로 살아간다. 평생 같은 다짐을 반복하고, 다시 변심하고, 다시 회개하면서 결국에는 진정으로 뉘우치며 하늘로 돌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그렇게 조금씩 하늘에 가까워지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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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혁 패사디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