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선 500년 몰락의 단초

2025-04-08 (화) 08:06:54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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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후반 동인 파와 서인 파로 갈라진 사림은 당파 싸움이 치열하여 선조가 왕정을 순리적으로 펼칠 수가 없었다.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여진족, 일본이 침략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위기 의식을 예감한 율곡 이이는 당쟁이 치열한 정치판에 뛰어들어 개혁을 외친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한 율곡은 동인과 서인의 사림들에게 피폐한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고, 국방을 강화해서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사림을 설득했다. 율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연, 지연,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진 붕당은 조선의 안위를 심각한 위기 속으로 몰아 넣었다.

정치는 사라지고 점점 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서로 모함하며 자기네 세력을 위해 첨예하게 당쟁을 심화시켰다. 율곡은 붕당을 해결하기 위해 동인과 서인 측을 중재하여 화합을 도모한다. 그러나 양측은 율곡을 배척한다. 나라의 미래만 바라보며 국민적 화합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개혁이 완성되지 못하자 율곡은 관직에서 사직을 하고 강릉으로 낙향했다. 백성들의 정신교육을 위해 ‘격몽요결’을 저술하고, 향촌 사회의 지식 계몽을 위해 많은 글을 남겼다.

선조는 총명하고 직언을 하는 강직한 선비인 율곡이 불편했지만, 율곡이 떠난 조정은 당쟁의 진흙탕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선조는 조정을 정상화 하기 위해 율곡에게 정 3품인 대사간 직을 제수하고 조정으로 돌아오길 부탁했다. 율곡은 간곡하게 거절한다. 선조는 삼고초려의 정성으로 율곡을 조정으로 복귀하게 한다.


율곡은 더욱 빈번해진 왜구의 심각한 침략으로 위태로운 국방과 민생을 염려해서 ‘시무 6조’의 국방과 경제의 해결책을 선조에게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 백성의 빈곤을 해결하는 경제사 시행, 10만 전투병과 지역 방위를 위한 예비병 양성, 군량미의 비축, 군량을 증량하기 위한 세금제도 개편, 전투에 필요한 군마의 증량, 모든 중신과 사림의 조선을 위한 충성심 고양”이었다.

율곡은 당시 북방의 여진족과 일본 왜구의 잦은 침략으로 나라가 심각한 위기 속에 있음을 예견하고 선조와 중신들에게 강력하게 국방을 역설했다. 중신들과 사림은 그의 정책을 국가 재정의 여력을 무시한 정책으로 폄하하며 율곡을 오히려 질타했다. 특히, 중신인 영의정 유성룡의 반대로 율곡의 국방 정책 시행은 무산되고, 율곡은 정치판으로부터 소외되었다. 율곡은 외침을 막기 위해 병조판서의 중책을 열정적으로 수행한 나머지 건강이 악화되어 4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첩자를 통해 조선의 정치 상황을 파악한 일본 열도를 통일한 쇼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를 통해 잘 훈련된 정규 육군 13만 명, 예비대 7만명, 1천여척의 해군 함대를 앞세우고 조선을 침략했다. 무방비 상태의 조선은 부산포를 내준 지 15일 만에 한양을 왜군에게 내주고 선조는 압록강에 인접한 의주로 피신했다.

율곡이 세상을 떠난 지 3년 후의 참담한 변고였다. 율곡은 관념적인 학문보다는 실용적인 학문을 중시했다. 율곡은 언제나 현실적인 해결책을 추구했고,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려 노력했다. 선조가 율곡의 시무 6조의 국방=정책을 시행해서 국방력을 강화했더라면,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조선의 국토가 난도질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해서 무모한 당쟁은 나라를 망국으로 몰아 넣는다. 조선 500년 몰락의 단초는 사리사욕과 권력욕에 빠진 정치인들의 당쟁 때문이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세력과 탄핵 반대 세력이 두 패로 갈라져 당쟁을 벌리는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서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의 위기 상황을 상기하게 된다. 러시아와 동맹한 북한과 중국, 일본 등 외세가 호시탐탐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다. 바야흐로 2015년 4월 4일 오전 11시 21분에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했다.

당쟁을 통한 권력의 헤게모니 쟁탈의 수렁에 빠진 한국의 정치인들과 정당들은 대오 각성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려면, 탄핵 인용으로 인한 탄핵의 늪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 선거를 통한 새 대통령은 지도력을 발휘하여 탄핵 싸움으로 지치고 갈라진 모든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살 길은 국민적 화합과 대통합으로 모든 국민이 보편적 공정과 상식의 일상을 누리는 행복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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