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제대로 된 싸움 한번 하지 않은 채 대통령직을 도널드 트럼프에게 헌납해선 안된다. 트럼프는 얼마든지 꺾을 수 있다. 민주당은 바이든에 올인하거나, 아니면 -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 대체 후보를 신속히 지명해야 한다. 이 두 개의 선택지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건, 민주당은 온 힘을 최종 결정을 떠받쳐야 한다.
지난 월요일, 민주당 내부의 대선후보 사퇴요구를 잠재우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시도는 소득 없이 끝났다. 이를 뒷받침하듯 수요일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 캘리포니아)이 MSNBC의 “모닝 조”에 출연해 조심스런 어조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펠로시는 “끝까지 대선주자로 남을 것인지 여부는 바이든 대통령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대통령의 결단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그들은 대통령의 결단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펠로시는 바이든의 완주 의지를 알고 있다: 다만 그의 결정을 최종적인 대답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다. 등록을 마친 유권자들을 상대로 7월 5일부터 9일 사이에 실시한 워싱턴 포스트-ABC 뉴스-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56%가 바이든의 후보사퇴를 원했다. 후보교체가 당의 분열을 가져온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당은 이미 분열된 상태다.
패배를 예상하면서도 바이든을 고집하는 것은 옵션이 될 수 없다. 이번 대선에 너무도 많은 것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으로 4년간 재임하는 동안 트럼프는 이 나라를 뒷걸음치게 만들었고, 그가 임명한 대법관들은 낙태권을 폐기했다. 그는 우방국들과의 동맹관계를 심하게 훼손했고, 사적인 불만과 변덕에 바탕해 행동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대통령선거 결과를 번복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선동했고, 흥분한 군중은 폭도로 돌변해 대선결과 인증작업을 벌이던 연방의사당에 난입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6일에 발생한 의사당 폭동과 관련해 중범혐의로 기소됐고, 이와는 별개로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또한 포르노 여배우에게 입막음 돈을 제공한 후 회계장부에 이를 허위로 기재했다가 34건의 중범혐의로 기소돼 유죄평결을 받았다. 그의 선거 유세는 거짓말과 말바꾸기, 이해할 수 없는 장광설로 채워진다. 나이도 문제다.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올해 78세인 그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 당선자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것이 11월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패퇴시켜야 할 대통령 후보의 모습이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이 46%로 동률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의 이같은 지지율은 토론회 참사 이후에 나온 가장 낙관적인 수치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산정한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는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3%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대조적으로 2020년의 RCP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은 트럼프에 비해 9%차의 우세를 기록했다. 그해 대선에서 바이든은 전국 득표율에서 4.4% 차로 트럼프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민주당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최근의 여론조사 수치는 좋지 않다. 경합주의 여론조사 결과는 더욱 실망스럽다.
민주당은 바이든에게 큰 빚을 졌다. 그는 사실상 정계 은퇴 상태에서 돌아와 트럼프를 눌렀을 뿐 아니라 지난 4년간 필자가 경험한 가장 임팩트 있고 진보적인 첫 번째 임기를 이끌었다. 그에게는 두 번째 임기를 맡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중임을 하기엔 그의 나이가 지나치게 많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트럼프 역시 유권자의 60%로부터 너무 늙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의 지지율 차이는 대부분 오차한계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민주당은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데 필요한 탄탄한 토대를 구축해 놓았다. 또한 대다수의 미국인은 ? 타당한 이유로 ? 트럼프를 호의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 서베이의 가상 맞대결에서 해리스는 49%-47%로 트럼프에 우세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들을 상대로 바이든이 물러설 경우 누가 그를 대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와 미셸 오바마를 포함한 후보군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해리스 부통령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대선 후보 교체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도박이다. 필자로선 해리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바이든의 대타로 나서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59세인 해리스는 연령 이슈를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필자는 해리스가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무소속 유권자들과 공화당에서 떨어져 나온 반 트럼프 그룹 사이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지는 미지수다.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현명하고 수읽기에 능한 민주당 정치인들 대다수가 바이든의 승리를 확신한다면 당은 혼연일체가 되어 그를 밀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바이든의 승리로 이어지는 믿을만한 로드맵을 본 적이 없다면 민주당은 신속히 대선 후보교체에 합의해야 한다. 믿음의 도약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끝모를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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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로빈슨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